
기사등록 : 2015-07-04 10:31
[뉴스핌=배효진 기자] 시장 전문가들은 파국으로 치닫는 그리스 사태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올해 최대의 변수로 여기고 있다.
물론 연준이 금리인상을 완만하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급격한 변동성이 나타날 위험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신흥국의 자체 취약점이나 금리인상 외에도 다양한 통제불가능한 변수가 결합되었을 때는 여전히 연준 발(發) '수퍼스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4일 금융시장 전문가들에 의하면, 연준은 올해 9월 혹은 늦어도 연말 안에 금리인상을 개시할 것으로 관측되며, 이로 인해 신흥시자의 통화, 채권 그리고 주식시장이 변동성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높다.
이미 신흥시장은 지난 2013년 '테이퍼링 발작'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런 우려는 충분히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 약한 고리 'P·I·C·T·S'
가장 큰 충격은 역시 지난 수년간 몇 조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달러자금을 가져다 썼는데, 연준 금리인상으로 달러화 가치가 크게 올라갈 경우 발생하게 된다. 이럴 경우 신흥시장 국내금리도 빠르게 상승하기 때문에 채무상환 부담은 더욱 커진다.
이에 따라 지금 시장은 '브릭스(BRICs)'와 '취약 5개국(Fragile Five)'에 이어 미국 금리인상의 새로운 희생양이 될 신흥 시장 찾기에 분주하다.
다양한 국가가 오르내리는 가운데 '픽츠(PICTS)'라는 신조어가 나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P·I·C·T·S'는 각각 페루(Peru), 인도네시아(Indonesia), 콜롬비아(Colombia), 터키(Turkey), 남아프리카공화국(South Africa)의 첫글자를 딴 약어다.
BNP파리바의 리차드 일리 수석 신흥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신흥시장 16개국을 20개의 거시경제 변수를 이용해 분석했다"며 "페루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목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의 긴축이 몰고 올 파장이 염려가 되기는 하지만, 신흥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과거에 비해서는 내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다.
이미 2013년 '테이퍼 발작'을 통해 연준이 2015년까지는 금리인상을 개시한다고 충격요법을 사용했고, 또 연준 스스로도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금리인상 속도를 완만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데다,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 경제의 회복세로 인해 신흥국 수출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라질 스태그플레이션, 국제유가 변동성에 노출된 산유국, 중국에 노출되어 있는 원자재 생산국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의 어려움 등 별개의 요인들이 작동한다.
이런 별개 요인들이 연준의 금리인상이 몰고올 폭풍과 결합되면 거대한 수퍼스톰이 발생할 위험은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실제 연준이 연내 금리인상을 점진적으로 가져가겠다고 밝혔지만,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단행될 경우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일리 이코노미스트는 "유동성이 부족하고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신흥 시장에서 자금유출이 가속화되고 환율 변동성과 금리 움직임이 갑작스럽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중국 둔화, 중동 위기, 러시아 제재, 자체 취약국 등 '변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투자자들의 움직임에서 신흥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변화된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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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외국인 자금의 신흥 시장 포트폴리오 유입 추이 <출처=국제금융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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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3년물 국채와 EMBIG 스프레드 추이 <출처=국제금융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