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5-11-04 12:00
[뉴스핌=정연주 기자] 해외직구가 인플레이션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해외직구 등 유통구조 변화를 통화정책 수행시 고려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최창복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4일 발표한 '해외직구에 따른 유통구조 변화와 인플레이션 효과(BOK이슈노트)'에서 "해외직구가 직∙간접적인 가격경쟁 유발을 통해 유통구조 변화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국내외 가격차 축소를 통해 負(-)의 인플레이션 효과가 있음을 CPI 세부 구성항목을 이용하여 실증 제시했다"고 밝혔다.
해외직구는 초기 해외거주 및 유학 경험이 있거나 명품을 선호하는 20대 젊은 여성들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직장인, 주부 등 일반인들로 확산되고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구 선호 확대는 일부 품목의 국내외 가격차가 큰데다 전자상거래 여건이 개선되고 FTA 면세 효과도 있어서다.
소비자들은 국내보다 해외직구 가격이 약 30% 저렴한 것으로 체감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소비자가 수용 가능한 국내외 가격차이는 평균 15% 정도로 간주했다. 이에 실제 해외직구 실적은 2012년 8000억원에서 2014년 1조6000억원으로 2년 만에 2배로 늘어나는 등 최근 급증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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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한국은행> |
특히 수입물가가 물가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 2006년 IMF WEO 연구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 당시 연구 결과 수입가격의 실질 하락이 선진국의 인플레이션에 1998∼1999년중 –0.5%p, 2002년에는 –0.25%p만큼 기여했다. 미국의 경우, 수입가격 하락이 국내 생산자가 의도하는 마진을 줄임으로써 90년대에 연간 인플레이션을 약 2%p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쟁 변화와 관련된 상대적인 수입물가의 변화가 1983∼2006년중 상품가격 인플레이션 변동성의 1/3 이상을 설명한다"며 "2012년 1월 이후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포함된 주요 해외직구 대상품목의 물가상승률은 해당 품목군의 여타 품목보다 크게 낮은 추세를 보여, 해외직구가 물가상승률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GDP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진단이다. 최 연구위원은 "해외직구로 소비는 늘어나지만 수입으로 감안되는 부분이라 GDP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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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한국은행> |
따라서 보고서는 인플레이션 추세에 영향을 미치는 해외직구 등에 따른 유통채널 상 변화의 유의한 효과를 인플레이션 전망에 반영하고, 통화신용정책 수행 시 이러한 효과를 고려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위원은 "외국제품과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산업의 경쟁력 제고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글로벌 경쟁력 있는 국내 제품에 대한 외국인 및 해외 거주자의 역직구 확대 방안 마련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