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무역전쟁에 대해 일본의 기업인들도 경계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8일 발표한 ‘사장 100인 앙케이트’에 따르면 세계 경기의 리스크로 ‘보호주의 확대’를 꼽은 경영자가 전체의 70%에 달했다.
앙케이트는 일본 주요 기업의 사장(회장 등 포함)을 대상으로 3개월에 1번 실시한다. 이번 조사는 6월 7일~25일 실시했으며, 145개사로부터 응답을 얻었다.
기업인들은 올해 글로벌 경기의 가장 큰 리스크로 67.6%가 ‘보호주의 확대’를 꼽았다. 이는 지난 3월 조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전회 조사에서 1, 2위를 차지했던 ‘중국의 경기 둔화’(40.7%)와 ‘미국의 정치 혼란’(36.6%)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중국과 일본 등에 부과했던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추가 관세를 6월 들어 유럽연합(EU)에도 확대 적용했다. 중국과 EU는 보복관세 조치로 맞서면서 미국발 무역전쟁이 확전(擴戰)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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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세계 경기 전망에 대해 기업인의 79.3%는 ‘확대’를 예상하며 여전히 낙관적인 견해를 보였지만, 전회 조사에 비해 소폭이나마 감소세로 돌아서며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심을 노정했다. 지난 조사에서 0%였던 ‘완만하게나마 악화되고 있다’는 응답도 이번 조사에서는 2.8%까지 늘어났다.
미국의 보호주의에 대해 세계 경제에 마이너스라고 답한 이유에 대해서는 ‘세계 경제가 불안정해질 것’이 80.3%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미중 관계 악화’(46.2%), ‘미·EU 관계 악화’(30.8%) 순이었다.
일본의 기업 경영자들 사이에서는 미국과 중국, EU의 대립이 격화되면 무역 거래가 정체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MS&AD 인슈어런스그룹 홀딩스의 가라사와 야스요시(柄沢康喜) 사장은 “무역량 감소가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2017년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는 전년 대비 5.7% 증가한 약 7조엔(약 70조원)으로 2년 만에 확대됐다. 현 시점에서 일본 기업들의 실적에 두드러진 영향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독일 다임러의 경우 미중 무역마찰 영향으로 올해 수익 전망을 하향조정하는 등 무역전쟁 확대 여하에 따라서는 일본 기업들의 실적에도 타격을 미칠 우려가 크다.
기업인들은 실적 우려 요인으로 ‘사업 환경 악화’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이어 ‘대미 매출액 감소’, ‘대미 이익 감소’ 등 직접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경계했다. 다이와(大和)종합연구소는 미국이 일본의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2조2000억엔 이상의 이익 감소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