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난 14일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 고지의 남북 지뢰제거 현장 방문이 정치권 갈등으로 떠오르고 있다.
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기간 중이던 14일,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 자격으로 화살머리 고지를 현장 방문해 남북 군사분야 합의의 이행 과정을 점검하고 관련자들을 격려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비서진인 임 실장이 국무위원인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보다 상위 의전을 받으면서 DMZ(비무장지대)를 방문한 것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일었다. 임 실장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함께 현재 여권의 차기주자로 꼽히고 있다.
![]() |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에서 두번째), 서훈 국정원장, 정경두 국방부·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지난 17일 강원도 철원 육군 5사단 경비초소(GP)를 방문, 부대장으로부터 전사자 유해 발굴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
급기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공식회의에서 임 실장을 박정희 전 대통령 당시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랑했던 차지절 전 비서실장이나 국정 농단의 원인이었던 최순실에 빗대 사퇴를 요구했다.
손 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통령 외유 기관 중 국정원과 국방부장관, 통일부장관 등을 대동하고 비무장 지대를 시찰하더니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 첫 장에 임 실장 방문 동영상이 나레이션과 함께 방영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며 "비서실장이 왜 국정원장과 통일부 장관 등을 부하 다루듯 대동하고 전방을 시찰하나"라고 맹비난했다.
손 대표는 "이것이 제왕적 대통령 하의 측근 실세들의 모습이고 패권정치의 폐단"이라며 "비서실장은 나서는 자리가 아니다. 자기 정치를 하려거든 비서실장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질타했다.
![]() |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임 실장의 교체를 요구하는 청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비판에 청와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의 질문에 "임종석 실장이 자기 정치를 했나? 그 자체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철원 화살머리 고지 방문은 남북 공동선언이행추진위 위원장으로 상황을 점검하고 이행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것"이라며 "동영상 나레이션도 임 실장이 주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소통수석이 같이 화살머리 고지에 다녀온 뒤 그 내용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아이디어를 내고 제작 과정에서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종석 실장의 측근 역시 "당시 북미 비핵화 회담 진척 문제가 있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챙겨보자는 의미에서 이행 추진위 차원에서 논의가 됐던 이야기"라며 "의전 서열도 이행추진위 서열대로 군에서 작성한 것인데 논란이 되니까 난감하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