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변액보험 확대에 팔을 걷어붙였던 보험사들이 증시 급락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변액보험 가입률이 떨어지고, 해약률은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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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대부분은 IFRS17 도입을 앞두고 변액보험 확대로 전략을 바꿨다. IFRS17이 도입되면 원가 평가해온 보험 부채를 시가 평가해야 해 책임준비금(부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일부를 주식, 채권 등에 운용한 뒤 계약자에 투자 성과를 나누어주는 상품으로, 책임준비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생보사들은 변액보험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교보생명은 보험업계 특허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변액교육보험을 선보였다. 신한생명은 고객 성향에 따라 위험자산 비중에 차등을 둔 신규 펀드(3종)를 현재 판매하고 있는 변액보험에 탑재했다. 저축성보험 위주로 영업해온 ABL생명도 지난해부터 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을 비롯해 신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하지만 코스피가 2000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급락하며 생보사의 고민이 깊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저금리, 저성장이 지속돼 가랑비에 젖어들듯 가라앉는 중"이라며 "침체가 꽤 오랜시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식시장 침체가 계속되면 변액보험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치게된다. 통상 변액보험은 자산의 50%를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률이 떨어지면 가입 유인이 떨어지고, 심할 경우 변액보험 해약률이 올라가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 생명보험사들이 당초 목표했던 만큼 변액보험 자산을 늘리기는 어려워지는 거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통상 주식시장이 좋지 않으면 펀드, 변액보험 가입률도 떨어진다"며 "아직 이탈이 심하지는 않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돼 더 많은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목표한 변액보험 증가분과는 차이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액보험을 늘려야하는 보험사로서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주식 편입비중이 60%였다면 50%로 낮추는 등 당분간 자산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조정을 해야할 것"이라며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늘려 자산을 지키는 것에 집중하면, 나중에 시장이 리바운딩할 때 가능성이 더 커진다. 큰 호흡으로 바라봐야할 때"라고 말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