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반도체 칩 업계의 연이은 실적 경고가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독일 인피니온 테크놀로지가 올해 이익 전망을 낮춰 잡으면서 주가가 급락, 뉴욕증시의 관련 섹터까지 홍역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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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10나노미터 중반의 미세공정 기술로 생산한 16Gb 용량의 'DDR5 D램'. [사진=SK하이닉스] |
아이폰을 포함한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주요국 성장 둔화를 앞세워 올해 반도체 칩 업계에 대한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각) 인피니온은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90억달러로 제시, 전년 대비 5.3%의 성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인피니온은 지난 2월 9%의 매출 성장을 장담한 이후 약 2개월 사이 두 차례에 걸쳐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앞서 삼성전자가 반도체 칩 사업 부문의 부진을 근거로 이례적인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을 발표한 데 이어 또 한 차례 경고음이 나온 셈이다.
스마트폰과 자동차, 청정 에너지 등 중국 소비 시장이 지난 수 년간 반도체 칩 업계의 핵심 성장 동력이었다. 중국의 경기 한파가 관련 업계에 직접적인 충격을 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중국의 자동차 보험 등록 건수가 전년 동기에 비해 41% 급감했다. 스마트폰 시장의 위축은 이미 애플의 실적을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올해 반도체 칩 시장 전반에 대한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은 흐리다. IHS마킷은 2019년 D램 시장이 22%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평균 판매 가격의 하락과 수요 둔화가 맞물리면서 올해 D램 시장의 매출 규모가 770억달러로 대폭 줄어들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이 같은 경고는 이미 지난해부터 월가 투자은행(IB)들 사이에 꼬리를 물었다. 모간 스탠리를 포함한 IB들은 일제히 반도체 칩 사이클의 ‘절벽’을 예상했다.
관련 업체와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비관론이 번지고 있어 연초 이후 파죽지세로 오른 관련 종목의 주가가 꺾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올들어 밴엑 벡터스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가 22% 급등하며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를 크게 앞지르는 랠리를 연출했고, 미국 반도체 종목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KLA텐코가 각각 21%와 34% 랠리를 나타냈다.
관련 종목은 지난해 급락 후 올들어 증시 전반의 반전과 함께 상승 모멘텀을 회복했다. 하지만 이날 유럽증시에서 인피니온이 8% 급락한 한편 뉴욕증시에서 AMD와 퀄컴, 씨게이트 테크놀로지, 웨스턴 디지털 등 관련 종목이 일제히 2% 선에서 하락했다. 뉴욕증시의 30개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장중 1.3% 후퇴했다.
한편 IHS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39.9%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고, SK 하이닉스(31.9%)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24.0%)가 2~3위에 랭크됐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