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젊은 회장'으로 관심을 모았던 구광모 LG그룹 호(號)가 오는 29일로 출항한 지 꼭 1년이 됩니다. 만 40세의 젊은 총수는 72년이 된 LG그룹을 여러 모로 새롭게 바꾸고 있습니다. 격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과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조직문화를 비롯해 사업구조를 개선하는 겁니다. 또, 미래성장동력 발굴하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스핌은 이를 짚어보는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LG전자가 드디어 결단을 내렸다.”
지난 4월 LG전자가 국내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16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던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가 여러 해 고심하던 카드를 꺼냈다.
국내 제조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공장을 옮기는 것은 이젠 낯선 일이 아니다. 특히 스마트폰 제조는 이미 대부분 해외로 이전했다. 삼성전자도 경북 구미의 일부 생산라인을 제외한 대부분을 해외로 이전한 지 오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사실 재무적 실익만 따지자면 LG전자는 4~5년전에 스마트폰 공장 이전 결정을 내렸어야 했다”며 “정계 반응이나 국내 여론을 의식해 선뜻 추진하지 못했던 일인데 구광모 회장이 기업을 위한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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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폰 생산라인이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로 옮겨간다. 사진은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 전경 [사진=LG전자] |
구 회장 취임 후 LG그룹은 비주력사업을 정리하고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작업을 계속해왔다. LG그룹은 지주사인 ㈜LG의 지휘 아래 계열사의 ‘계속 사업’과 ‘중단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생산공장 이전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계속사업과 중단사업 구분...선택과 집중
구 회장은 앞서 지난 2월 ㈜LG와 LG전자, LG CNS가 차세대 연료전지를 개발하기 위해 공동 투자했던 연료전지 자회사 ‘LG퓨얼셀시스템즈’를 청산하기로 했다. 약 5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수소연료 분야에서 기대한 것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이어 3월엔 LG화학이 정보전자소재사업부문 중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판과 유리기판 사업을 매각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시장에 알려졌다. 동시에 미국 다우듀폰으로부터는 올레드 소재 기술을 약 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4월엔 LG디스플레이가 신규 올레드 생산라인에서 양산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만에 일반조명용 올레드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 단계적으로 일반조명용 올레드 양산을 축소하는 대신 성장성이 큰 차량용 올레드에 집중한다. 전장사업에 집중하는 LG그룹의 방향성과도 맞물린 결정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LG이노텍은 기판소재사업부 내 고밀도다층기판(HDI) 사업과 스마트폰용 무선충전 사업 철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LG CNS는 미국 병원 솔루션 사업을 정리했다. ㈜LG는 LG CNS 지분 37.3%를 매각도 진행 중이다.
실적에 발목을 잡던 비효율적 요소와 비주력사업군을 정리하는 작업을 통해 LG그룹은 짐을 내려놓는 동시에 새 사업에 투자할 자금도 마련하고 있다. 업계에선 LG CNS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LG그룹이 약 1조원의 현금을 손에 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