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금융감독원은 16일 홍콩 시위 격화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가함에 따라 아시아 및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일시적으로 과잉반응할 수 있는 만큼 24시간 비상대응체제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전 10시 유광열 수석부원장 주재로 주요 주무부서장이 참여하는 원내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 현재 우리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글로벌 불안요인에 대해 전반적으로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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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홍콩 시위 격화로 공항이 일시 폐쇄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졌으며, 아시아 금융허브인 홍콩에서 위기가 촉발될 경우 아시아 및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사태가 악화될 경우 미·중 무역협상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있는 등 실물경제 악영향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금감원 측은 "그럼에도 현재 상황에서는 국내 금융회사의 대(對)홍콩 익스포저가 크지 않고, 홍콩 주가지수 연계 파생결합증권(ELS)의 손실가능성도 아직은 희박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올해 3월 말 국내 금융회사의 대홍콩 익스포저는 61억1000만달러로 금융회사 전체 대외 익스포저의 2.2%였다. 또 13일 기준 항셍차이나기업지수(HSCEI)와 항셍지수(HSI)는 전년 말 대비 각각 2.7%, 2.2% 하락한 수준이며, 투자자의 원금손실구간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홍콩사태 외에도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 미국발 추가 무역갈등 우려, 유럽 리스크 확대,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등 복합적인 글로벌 불안요인들도 확산되고 있다.
다만, 금감원은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투자여건 등은 상당히 개선돼 경제의 복원력은 튼튼하다고 평가했다.
유광열 수석부원장은 "강건한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여러 위험요인이 복합 작용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이 일시적으로 과잉반응할 수 있는 만큼 해외사무소와 연계한 24시간 비상대응체제를 계속 유지하면서 매주 점검회의를 통해 글로벌 이슈를 정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한 대응에 소홀함이 없게 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유형의 위험요인에 대한 우리 금융산업의 위기대응능력도 철저히 점검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