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불닭볶음면'으로 수출 신화를 기록한 삼양식품이 불닭 브랜드를 활용한 맥주 등 주류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불닭 브랜드의 자체 확장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최근 특허청에 '불닭' 상표를 맥주와 알코올성 음료 분류로 새롭게 출원했다. 불닭볶음면으로 히트를 친 '불닭' 상표의 가능성을 주류 부분까지 확대한 것이다.
삼양식품은 앞서 지난 2021년 편의점 CU와 손잡고 맥주 '불닭망고에일'을 PB제품으로 선보인 바 있다. 매운 맛의 불닭볶음면과 페어링하기 좋은 달콤한 맛의 맥주 제품이다. 불닭망고에일은 출시 초기 말레이시아 수출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다양한 콜라보 수제맥주가 쏟아진 탓에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단종 수순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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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돈키호테 매장에 진열된 불닭볶음면 [사진=삼양식품] |
이번 불닭 상표 출원과 관련해 삼양식품이 불닭 맥주에 다시 도전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불닭'을 내세운 맥주 또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하이볼 등을 고려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양식품은 최근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 초 관계사인 삼양냉동의 국내 영업권을 인수하며 냉동치킨 등 가정간편식으로 영역을 확장했으며 지난 3월에는 식물성 단백질 음료인 '프로틴드롭'을 출시하며 단백질 음료 시장에 진출했다. 유제품, 소스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전체 사업 비중으로 따지면 각각 0.3%, 3.2% 수준이다.
이같은 신사업 확장은 라면에 치우친 수익구조를 다양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삼양식품의 전체 사업부문 중 면·스낵 비중은 지난해 기준 94%에 달한다. 또한 면·스낵 매출의 70%는 해외에서 발생한다. 사실상 불닭볶음면 의존도가 상당한 셈이다.
해외 시장에서 불닭볶음면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인만큼 '불닭' 브랜드가 가진 가능성은 높게 평가된다. 삼양식품은 '불닭소스'를 성공시키며 이같은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지난 2018년 불닭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한 삼양식품의 지난해 소스 부분 매출은 전년 대비 36% 성장한 290억원으로 집계됐다.
단백질 음료, 가정간편식, 소스 등 다방면으로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맥주 등 주류 부분에서도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관련해 대한제분의 경우 '곰표' 상표를 활용한 PB상품인 '곰표밀맥주'가 히트를 치며 맥주 사업을 본격화 한 바 있다.
다만 삼양식품은 당장 맥주 관련 신사업을 준비하는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과 관련한 미투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어 상표권 보호하려는 차원에서 상표를 출원했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