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보수정당"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심각한 오류다. 민주당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인식이고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은 '중도적 진보' 정당"이라며 "민주당의 정체성, 이념적 지향은 그동안 몇 번의 변천을 거치기는 했지만 그 근저의 변화는 없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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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핌DB] |
이 대표는 전날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 민주당이 중도보수 정권으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말한 데 이어 이날도 기자들의 질문에 재차 "민주당은 원래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민주당은) 70년대와 80년대를 통해서는 반독재 민주화를 기치로 세웠고, 문민 독재가 시작된 이래 혹은 그 이전부터 김대중 대통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임을 분명히 하면서 그 정책과 강령으로 민주, 평화, 통일, 인권, 생명을 기치로 세우면서 진보의 가치를 분명하게 했다"면서 "2010년대로 들어서는 '뉴민주당 플랜'을 통해 민주당은 '공개적으로' '진보 정당'임을 분명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민주당의 정통성, 정체성은 정강 정책에 '분명하고도 뚜렷하게' 명시돼 있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라거나 당대표 스스로 '보수'라고 선언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대표 개인, 혹은 지도부 몇몇 인사가 당의 정체성을 바꾸는 언사를 하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가"라고 비판했다.
정 전 의원은 "우선 민주당이 지향하는 바는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다. 그리고 이런 주장의 이념적 근거가 '중도, 진보'이다"면서 "사회의 과반수 가까이의 지형이 보수화돼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조차 '보수'를 선언하면 진보적 가치와 지향을 갖는 국민들은 어느 정당에 의존하며 자신들의 정치적 대의 의식을 표출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과연 지도자 한 두명이 당의 이념이나 당론을 임의대로 바꿀 수 있는가"라고 했다.
또한 그는 이 대표를 향해 "당론 수정은 민주적 토론과 결정 과정이라는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당을 당대표의 개인 소유쯤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 전 의원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으로서는 커다란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충돌 요소를 스스로 만들었다"며 "향후 남북문제, 경제, 노동관계, 한일문제 법적 권리권한 등 진보적 가치를 세워야 할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번 발언은 인식의 부재이며 몰가치적이며 자기 부정의 다름아니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진보적 가치, 민주주의, 남북 평화라는 정체성 자체에는 추호의 흔들림도 없이 다른 측을 포용하고 확장하는 것을 통해 집권을 했으며 집권 이후에도 통합적 정치 지향을 끝까지 유지하고자 했다"면서 "동작동 국립묘지와 김해 봉하마을에서 두분 대통령이 진노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은 환청만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heyj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