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의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회사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종목명:PLTR)의 주가가 2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시간외 거래에서 전날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 가고 있다.
전날 뉴욕 증시에서 팔란티어의 주가는 10.1% 급락한 112.0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팔란티어는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도 3% 이상 하락한 107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주가가 나흘 연속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120달러를 돌파한 지 하루 만이다.
주가 하락을 촉발한 것은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의 대규모 주식 매도 계획과 주요 거래처인 미 국방부가 예산 삭감에 나설 수 있다는 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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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사진=블룸버그] |
카프 CEO는 전날 장 마감 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10b5-1 규정에 따라 오는 9월 12일까지 팔란티어 주식을 최대 997만 5000주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의 주가(124달러)로 계산할 경우 12억 4000만 달러(1조 7849억 원)어치다. 아직 주식 매도는 실행되지 않았으며, 이는 앞으로 약 7개월 막대한 규모의 주식이 매도될 수 있다는 의미여서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AI) 대표 기업으로 떠오르며 지난해 가파른 주가 상승을 보인 엔비디아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대규모 주식 매각 여파에 주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또한, 전날 워싱턴포스트(WP)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국방부 고위 관리들에게 향후 5년간 국방 예산을 매년 8%씩 삭감하는 계획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의 국방 예산은 약 8500억 달러 규모로, 헤그세스는 이 삭감 계획을 오는 24일까지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헤그세스 장관의 뜻대로 예산 삭감이 이루어진다면 향후 5년간 국방부 예산은 매년 수백억 달러씩 줄게 된다. 팔란티어는 주로 국방 기관을 위한 소프트웨어 및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전체 매출액의 절반가량이 미국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와의 계약에서 창출된다.
지난 1년간 3배나 오르는 등 고공행진 한 주가로 인한 밸류에이션 역시 이러한 악재에 주가가 휘청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현재 팔란티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582로 AI 대표 기업 중 하나인 엔비디아의 54.98에 비해 약 10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역시 PER이 높은 것으로 잘 알려진 테슬라(161)에 비해서도 4배 가까이 높다. PER은 회사의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주가가 주당순이익의 배율이 얼마인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따라서 PER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주가가 고평가되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전날 주가가 급락하기 전까지 팔란티어는 지난 2년 미 증시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인 주식 중 하나로 올해에만 주가가 50% 가까이 상승했다.
지나치게 높은 주가에 월가에서도 조심스럽게 매도 의견이 나오고 있다. 도이치뱅크의 브래드 젤닉 애널리스트는 팔란티어에 '매도' 의견과 목표 주가 50달러를 제시했으며, 미즈호 증권 역시 주가가 극도로 고평가되었다며 목표 주가로 80달러를 내놓았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