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연구를 진행하면서 기후취약계층은 기후변화 피해가 다른 집단보다 훨씬 크겠구나 실감했습니다."
김윤정 한국환경연구원(KEI) 박사는 지난 20일 세종의 한 카페에서 <뉴스핌>과 만나 "기후취약계층이 기후변화로 입는 피해를 다각도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기후변화로 바뀐 환경에 특히 적응력이 떨어지는 집단을 의미하는 기후취약계층은 다양한 사회문화적·경제적·주거환경적 특성을 종합 고려해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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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한국환경연구원(KEI) 박사 [사진=본인 제공] 2025.02.20 sheep@newspim.com |
김윤정 박사는 지난해 여름 정부 최초로 진행한 기후위기 취약계층 실태조사 분석을 최근 마무리했다. 실태조사는 기후취약계층을 규명하고 데이터 기반의 기후위기 적응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부산 시민 24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기후위기 적응은 기후변화로 발생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활동을 말한다.
조사 결과 폭염 피해가 가장 큰 기후취약계층은 쪽방·임대주택 등 주거가 불안정한 저소득 독거노인으로 나타났다. 기후취약계층 가운데 67.5%는 폭염으로 인해 냉방비나 물가 등 일상에서의 경제적 피해를 입었고 49.3%는 사회적 고립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의료비용 증가와 직장소득 감소를 경험한 비율도 각각 21.3%, 13.1%였다.
김 박사는 조사 배경에 대해 "그간 기후적응법과 탄녹법 개정안 등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기후위기 취약계층 실태조사를 실시해 실태 기반의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이후 2023년 6월 발표된 제3차 국가 기후위기 적응강화 대책에 환경부가 기후위기 적응대책의 총괄을 맡아 기후위기 취약계층 실태조사를 하겠다는 내용이 신규 중점 내용으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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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 계획에 대해 김 박사는 "지난해 한 것은 1차 시범조사로, 올해 홍수 피해를 추가 조사하는 2차 실태조사를 할 것"이라며 "이후 전국 지자체가 각자 실태조사를 실시하도록 정형화된 가이드라인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가 실태조사를 충실하게 실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김 박사는 "조사 지표나 세부 방법론, 여러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자체가 조사 여건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도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조사 결과를 다른 지자체가 활용할 수 있게 하거나, 조사 방안을 상세하게 지침 형태로 제공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며 "지난해 지자체 기후적응 담당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 시행을 위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의견도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적응 대책은 재해 대응과는 다르다. 재해 대응은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이라면 적응 대책은 2100년 상황을 보는 등 사전예방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이라며 "(지향점은) 정주 환경의 적응 인프라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살기 좋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적응 대책 방향에 대해서는 부처 간 긴밀한 협의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김 박사는 "적응 정책은 에너지, 복지 등 다양한 차원으로 접근할 수 있는 만큼 부처 간 협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지원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여러 부처가 각자 적응 대책을 내더라도 서로 중첩되거나 충돌하지 않도록 부처 간 협의체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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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환경연구원(KEI)] 2025.02.17 sheep@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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