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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의 항공·방위 산업용 부품 회사인 하우멧에어로스페이스(종목코드: HWM)의 주가가 올해가 시작된 지 두 달이 채 되지도 않아 3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인다. 빅테크 중에서도 올해 소위 '잘 나간다'는 메타를 크게 뛰어넘는 성과다. 월가에서는 안전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공수경비' 종목으로 불리며 만장일치에 가까운 매수론이 형성돼 있다.
1. 올해 벌서 27%
하우멧에어로의 주가는 현재 139.39달러(19일 종가)로 올해 들어 27% 상승 중이다. 1년 사이로 보면 122%가 뛰어 2.2배가 됐다. 같은 기간 주가지수 S&P500의 상승률 4%와 23%를 대폭 상회하는 것이자 종전까지 최장기간의 주가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던 메타의 상승률(20%, 50%)을 무색하게 하는 성과다. 통상 항공·방위 업종은 '지루하다'는 투자자들의 인식 때문에 주가 상승세가 제한적인 경향이 있는데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하우멧에어로의 성과는 더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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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멧에어로는 아르코닉에서 분사한 곳(2020년 4월 상장)이다. 구체적으로 사업부는 ①엔진제품(51%) ②체결시스템(21%) ③엔지니어드구조물(15%) ④단조휠(13%)로 구성되는데 ①엔진제품은 엔진 내부에서 고속 회전하는 날개(터빈 블레이드)와 이를 지지하는 구조물 등을 취급하고 ②체결시스템은 비행기 부품들을 서로 연결하는 특수 볼트와 리벳 등을 제작한다.
*원래 하우멧에어로의 전신은 알코아에서 항공우주 및 자동차 산업용 경량 금속 제품을 담당하던 사업부였다. 그러다가 2016년 알코아는 알코아 코퍼레이션과 아르코닉이라는 2개 회사로 나뉘었고 이 과정에서 하우멧에어로는 아르코닉에 포함됐다. 아르코닉은 2020년 다시 2개 회사로 분리되는데 그중 하나가 하우멧에어로다.
③엔지니어드구조물에서는 비행기의 동체패널, 날개 부품, 착륙장치 구성품 등 비행기의 형태를 이루는 구조물을 다룬다. ④단조휠은 대형 상용차용 특수 휠을 제작한다. 전체적으로 초고온 등 극한의 환경에서 기능하면서도 가벼운 무게로 무거운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고강도 경량 소재를 사용해 제품들을 만든다.
2. 높은 이익 증가율, 어떻게
하우멧에어로가 2020년 분사한 뒤 2021년부터 작년까지 4년 동안 달성한 재무 성과는 고무적이다. 매출액의 연평균 성장률은 14%, 주당순이익은 39%를 기록했다. 또 잉여현금흐름은 55%다. 통상 항공·방위 산업은 장기 계약에 기반한 완만한 성장이 특징이다. 급격한 실적 변동이 드문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하우멧에어로는 매출과 이익 모두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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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멧에어로스페이스 2024년 4분기 및 연간 결산 보충자료 갈무리 [자료=하우멧에어로스페이스] |
하우멧에어로가 높은 이익 증가율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첫째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이 있다. 하우멧에어로 매출액의 과반인 엔진제품 사업부는 항공기 시장 점유율이 60%를 초과한다. 제너럴일렉트릭(GE)과 RTX가 매출액의 각각 12%와 9%를 차지(보잉도 상위 5대 고객사로 추정)한다. 이같은 거물급 회사가 대형 고객사로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하우멧에어로의 기술력과 품질에 대한 신뢰 수준을 보여준다.
둘째는 설계부터 원자재, 완제품까지 생산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수직계열 체제의 구축이다. 생산과정의 통합은 외부 업체에 지불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원가 절감이 용이하다. 자체 용광로를 보유하고 있고 항공기 부품의 경우 금형조립부터 고속 CNC 가공, 코팅까지 일괄 생산한다. 통합 관리에 따른 비용 절감은 가격경쟁력의 기반이 돼 점유율 확대의 동인이 된다.
셋째는 일찍이 추진한 자동화다. 하우멧에어로는 2007년부터 공장 자동화를 추진해 현재 디지털화를 50% 달성했다고 한다. 예로 고정형 로봇에다가 이동형 로봇까지 투입해 여러 공정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고 X레이 검사 장비에 인공지능(AI) 결함 인식 소프트웨어를 접목시켜 품질 향상을 꾀했다. 이밖에 AI를 활용한 생산 일정의 관리나 유지보수 예측 등도 있다.
3. 고성장세, 어떻게
높은 이익 증가율에 이어 고성장세가 가능했던 데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애프터마켓(부품 교체 및 정비) 사업의 확대다. 세계적으로 항공기 애프터마켓의 시장은 급속히 확대돼 왔는데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항공기 신규 제작이 지연돼 기존 항공기를 보수해 활용하려는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항공기의 수명 연장이 비용 대비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확대 양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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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멧에어로의 매출액에서 애프터마켓의 비중은 최근 수년 사이 빠르게 확대됐다. 2019년 10%에서 2024년 17%로 늘었고 앞으로는 20%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확대가 예상된다. 원래 하우멧에어로는 항공기 제조사에 공급하는 일종의 OEM 업체로서 신규 부품생산만 취급했으나 애프터마켓에서의 높은 수익성이 확인되면서 그 비중을 늘리게 됐다.
▶②편에서 계속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