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집권 자민당이 오는 21일 총리 지명 선거를 위한 임시국회 소집 의사를 야당 측에 전달한 가운데, 입헌민주당과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의 야3당은 단일 후보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야3당은 14일 간사장 회의를 열고 야권 연대에 대해 논의했으며, 15일에는 당대표 회담을 개최해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야3당이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면 정권 교체도 가능한 상황이다.
◆ 입헌, 국민 요구 수용하면 '다마키 총리' 카드 급물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를 단일 후보로 추대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다마키 대표는 안보나 원전 정책 등에서 양당 간 차이를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국민민주당의 신바 가쓰야 간사장은 14일 회담에서 입헌민주당의 아즈미 준 간사장에게 ▲집단적 자위권 일부 행사를 허용한 안보 정책 ▲탈원전을 명기한 원전 정책 ▲헌법 개정 등에 관한 방침 수정을 요구했다.
다마키 대표도 안보와 에너지 정책에 대한 합의는 필수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14일 기자회견에서 "야권이 연립 정권을 구성한다면, 안보 정책과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정책을 일치시켜야 한다. 특히 안보에 대해서는 조금의 흔들림도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만약 15일 대표 회담에서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가 국민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한다면, 다마키 대표를 야권 단일 후보로 추대하는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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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 [사진=블룸버그] |
◆ 야권 단일화하면 정권 교체 가능
노다 대표는 "셋을 더하면 자민당을 넘는다"고 언급하며 야권 결집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현재 중의원 의석 수를 보면 자민당이 196석으로 가장 많지만, 입헌민주당(148석), 일본유신회(35석), 국민민주당(27석)을 모두 합치면 210석으로 자민당을 앞선다.
24석을 보유한 공명당이 자민당과의 연립에서 이탈하고, 총리 지명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에게 투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야권의 정권 탈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다마키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권의 차기 잠룡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국민민주당의 지지율이 입헌민주당을 앞서는 경우도 있다. 이에 입헌민주당이 '다마키 총리' 카드를 내세우는 방안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일본유신회의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는 국회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총리 지명 선거에 나설 수 없다. 유신회 측에서 후보를 낸다면 후지타 후미타케 공동대표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여론 지지에서는 다마키 대표가 유리한 입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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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지난 4일 선거에서 승리한 후 의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유신회·공명당의 움직임에도 주목
일본유신회는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의 협의 결과를 지켜보며 참여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요시무라 대표는 14일 기자들에게 "두 당이 안보 정책 등에서 진정으로 합의한다면, 우리도 진지하게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입헌민주당이 정책 변경을 당 기관 결정으로 확정할지 여부를 주시하겠다고 했다.
한편, 10일 자민당과의 연립을 해소한 공명당의 태도도 총리 지명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이토 데쓰오 대표는 12일 후지TV에서 "야당 쪽에 표를 던질 일은 없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가, 이후 BS닛테레 프로그램에서는 "야당 단일 후보도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언급하며 여지를 남겼다.
니시다 마코토 간사장은 14일 기자회견에서 "1차 투표에서는 사이토 대표에게 투표할 예정"이라며, 결선 투표 대응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되, 이번 주에 우리 당의 방침을 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야권이 단일화에 합의해 정권 교체를 이뤄낼지, 야권 분열로 다카이치 자민당 총재가 총리에 오를게 될지, 현재 일본 정국은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