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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인사 시계 빨라지나…'유통군 3인방' 거취도 주목

기사등록 : 2025-10-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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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위기 속 '조기 쇄신' 전망…실적·미래 사업이 연임 가를 듯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롯데그룹의 연말 임원인사가 예년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9월에 시작됐던 임원 인사 평가가 올해는 한 달 당겨지면서 '조기 인사설'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 핵심 사업인 화학과 유통 업황이 여전히 부진한 데다,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조직 쇄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신동빈 회장의 재신임을 받았던 김상현·정준호·강성현 대표 등 '유통 3인방'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

◆신동빈, '조기 쇄신 카드' 꺼내나

15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지난 8월부터 임원 인사 평가에 돌입하면서 '11월 조기 인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통상 9~11월 평가·심의를 거쳐 11월 말~12월 초 인사를 확정하던 관행과 달리, 올해는 두 달이나 일찍 인사 평가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룹의 양대 축인 화학과 유통 모두 실적 회복이 더딘 데다, 신동빈 회장이 연초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주문해온 만큼, 조기 인사를 통해 조직 쇄신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이다.

연말 임원인사에서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유통 3인방'으로 꼽히는 김상현·정준호·강성현 대표의 거취다. 

올해 3월 신동빈 회장이  롯데쇼핑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로 복귀하면서 김상현 부회장, 정준호 대표, 강성현 대표 '4인 대표 체제'로 재정비됐다. 때문에 지난해 인사에서 신 회장은 유통 3인방을 모두 재신임하며 '조직 안정'을 택했으나, 올해는 다를 수 있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이들의 운명을 가를 변수는 실적과 미래 성장성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사진 왼쪽부터),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사장),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부사장). [사진=롯데쇼핑]

롯데 유통군을 총괄하는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부회장)와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사장)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강성현 대표의 임기 만료 시점은 2027년이다.

롯데쇼핑은 경기 침체 장기화 속에서도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다만 영업이익 개선은 판매관리비 절감과 점포 효율화 등 비용 절감 효과에 기댄 측면이 커,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으나, 매출은 2% 감소하며 외형 성장에는 실패했다.

실적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자 신 회장은 현장 경영을 대폭 강화하며 사업성 점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백화점·마트 매장을 직접 방문해 고객 동선, 점포 효율성, 상품 구성 등을 세밀히 살펴보고 본인의 의견을 경영진에 개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11월 취임한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연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로 꼽힌다. 신 회장이 롯데쇼핑 출범 이후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대표 자리에 앉힌 인물로, 김 부회장은 미국 P&G 대표·동남아 총괄 사장을 거쳐 홈플러스 부회장을 역임한 글로벌 유통 전문가다.

김 부회장은 롯데 유통군 전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중장기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춰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최근에는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꾸려진 경제사절단 일정에 참여하며 신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다. 미국 국적을 가진 김 부회장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하고 와튼스쿨 MBA 출신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학 동문이다.

김 부회장이 주도한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의 협업 프로젝트도 가시화 단계에 들어섰다. 부산 지역에 건립 중인 첨단 자동화 물류센터는 내년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자체브랜드(PB) 수출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사장),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부사장). [사진=롯데쇼핑]

정준호 대표는 롯데백화점 잠실점 리뉴얼은 물론,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의 경계를 허문 '타임빌라스'를 차세대 쇼핑모델로 육성해왔다. 그러나 투자 대비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내부 의견이 나오면서 거취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타임빌라스 수원점은 인근 스타필드 수원 등 경쟁 채널과 비교할 때 점포 트래픽, 체류 시간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타임빌라스 2호점으로 추진되던 군산점 리뉴얼 공사도 지연,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부터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점포 리뉴얼 투자에도 상반기 매출이 2.1% 감소하자 전략 점검에 들어간 모양새다.

강성현 대표는 실적 부진이 최대 리스크로 꼽힌다. 롯데마트는 올 상반기 영업손실이 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한 자릿수 감소했다.

다만 강 대표는 유통 환경 악화 속에서도 롯데마트와 슈퍼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리더십을 입증했다. 올해 오카도 사업도 넘겨받은 만큼 사업의 연속성을 고려할 때 유임 가능성이 거론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인사 평가 시점을 8월로 앞당긴 것은 성과주의 기조를 강화하려는 신동빈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면서 "올해 인사에서는 지난해 재신임을 받았던 롯데 유통군 대표진에 변화가 있을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nr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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