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이번 주(15~20일) 국내 증시는 미국 메모리 반도체 대표 기업인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마이크론 실적은 글로벌 메모리 업황 흐름을 가늠할 핵심 이벤트로,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와 일본은행(BOJ)·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와 맞물려 시장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주 시장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 중 하나는 미국 메모리 반도체 대표 기업인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다. 마이크론은 오는 18일 최근 분기(9~11월)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가격 반등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를 반영해 실적 개선 폭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도 함께 높아질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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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FOMC 이후 발표되는 미국 고용·소비·물가 지표와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 결과는 주식 시장에 상당히 우호적으로 발표됐다"며 "미국의 고용 둔화 역시 기준금리를 정상화 차원에서 인하할 수 있는 수준이지, 경기 침체를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직 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만 추가 지표 확인 과정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는 충분한 경제지표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됐다"며 "다음 주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이번 FOMC에 대한 시장 해석과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경제지표와 통화정책 이벤트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동성은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일 것으로 판단했지만 추가 금리 인하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며 "다음 주 발표되는 미국 비농업 고용, 소매판매,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양호한 소비와 높은 물가 수준을 감안할 때 상반기 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통화정책 이벤트도 주요 변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과 유럽중앙은행과 관련해 "BOJ의 금리 결정은 오히려 시장 불확실성 해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ECB 회의에서는 통화정책 사이클 종료 또는 정책 전환 신호가 나오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 별로는 인공지능(AI)와 반도체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구조적 모멘텀이 훼손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나 연구원은 "오라클의 설비투자(CapEx) 확대와 실적 부진이 단기적으로 AI 수익성 논란을 키우고 있으나, 이는 향후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선행 투자 성격이 강하다"며 "전반적인 AI 인프라 투자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는 3900~4200포인트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나 연구원은 "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나지 않은 만큼 2026년 미국 경기 모멘텀 개선에 따라 정보기술(IT), 경기민감재, 산업재, 증권 업종의 상대적 강세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다음 주 코스피는 미 기업들 실적 발표를 확인하며 40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관심 업종으로는 반도체(삼성전자), 원전(두산에너빌리티), 증권(미래에셋증권), 지주(SK), AI 소프트웨어(NAVER), 자동차(현대차) 등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