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콘텐츠가 커머스를 이끌고 커머스가 콘텐츠를 완성하는 팬덤 이코노미 시대에 물류 기업 한진이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물류를 단순한 배송 수단이 아닌, 브랜드 경험을 완성하는 핵심 서비스로 재정의하며 '넥스트 커머스(Next Commerce)' 비전을 공식화했다. 지난 9일 열린 '언박싱데이 2025'에서 한진은 급변하는 커머스 환경 속에서 물류가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로 부상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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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 언박싱데이 2025. [사진=한진 제공] |
조현민 한진 사장은 언박싱데이에서 비전 발표를 통해 "인플루언서에게 선택된 브랜드의 가치는 소비자가 상자를 여는 언박싱 순간, 빈틈없는 물류 역량으로 완성된다"고 밝혔다. 과거 제조와 소비를 잇는 물리적 가교에 머물렀던 물류가 이제는 마케팅의 마지막 단계이자 브랜딩의 정점으로 진화했다는 설명이다. 한진은 브랜드의 제품력, 인플루언서의 진정성, 글로벌 물류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진정한 글로벌 확장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비전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한 전략도 제시됐다. 한진은 국내 인플루언서 커머스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물류 서비스 '원스타(One-Star)'를 통해 주문 폭주 등 예측이 어려운 물류 병목을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박경희 한진 상무는 "팬덤 비즈니스에서 배송 경험은 곧 브랜드 신뢰로 직결된다"며, 브랜드와 인플루언서가 판매와 콘텐츠 제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을 향한 행보도 구체화됐다. 한진은 북미 시장에서 축적한 풀필먼트 노하우를 바탕으로 연내 유럽 풀필먼트 센터를 론칭할 계획이다. 복잡한 통관과 인증 절차로 진입 장벽이 높은 유럽 시장에서 K-브랜드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빠르게 안착할 수 있도록 성장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맞춤형 솔루션과 해외 인프라를 결합해 K-브랜드의 글로벌 확장을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행사에 참석한 업계 전문가들도 물류의 역할 변화에 공감을 보냈다. 레페리 최인석 의장은 전문 크리에이터의 선택을 받은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의 표준이 될 가능성을 언급했고,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브랜드·유통·물류가 원팀으로 움직이는 동반 성장이 지속 가능한 성공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한진이 제시한 '넥스트 커머스'는 물류를 중심으로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선언으로, K-브랜드의 글로벌 확장 과정에 새로운 해법이 될지 주목된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