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 노동조합 간 갈등이 결국 공동교섭단 해체로 이어졌다. 가전사업을 맡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이 중심이 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SECU, 이하 동행노조)이 공동교섭단 탈퇴를 공식 선언하면서다.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을 향해 "어용노조라는 악의적인 표현을 멈추라"며 '노노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지난 4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에 '2026년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종료의 건' 공문을 발송했다. 동행노조는 이 공문에서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와 요청에도 아무런 응답이 없었고 협의 의사조차 보이지 않았다"며 "우리 노조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특히 "과거부터 최근까지도 우리 노조를 향한 지속적인 공격과 비하 사례가 계속됐고 심지어 '어용노조'라는 도가 지나친 악의적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 내부 신뢰가 훼손됐다고 주장하며 "협력적 교섭 관계와 양해각서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양해각서상 '일방의 중대한 위반행위' 조항을 근거로 공동교섭단 참여를 즉시 종료한다고 통보했다.
갈등은 이후 더욱 격화되는 분위기다. 동행노조는 지난 6일 추가 공문을 통해 전삼노와 초기업노조에 "교섭 정보 공유 및 차별대우 금지 등 공정대표의무를 준수하라"고 요구했다.
동행노조는 "과반 조합이라는 권한을 남용해 우리 노조 의견을 고의로 무시·배제했다"며 "이는 단순한 노노갈등을 넘어 우리 노조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사측과의 교섭 상황과 사측 제시안, 수정 요구안, 향후 교섭 일정 등을 즉각 공유하라고 요구했다. 또 "합리적 이유 없이 정보 공유를 거부하거나 조합원들에 대한 비하가 지속될 경우 노동위원회 시정신청과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동행노조는 같은 날 삼성전자 경영진에도 별도 공문을 보내 공동교섭 종료와 함께 개별교섭을 공식 요청했다. 노조는 "내부 운영방침 변경과 교섭 효율성 제고"를 이유로 들며 향후 임금교섭과 단체협약을 회사와 직접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개별교섭 요구안에는 초과이익성과급(OPI)·목표달성장려금(TAI) 제도 개선, 샐러리캡 개선, 주거안정대출 신설, 자사주 지급, 복지포인트 상향, 임금피크제 폐지 등 총 15개 항목이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이 단순한 노조 내부 충돌을 넘어 삼성전자 노사 체계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복수노조 간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임금·복지 협상 지연은 물론 조직 내부 혼선과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국가 첨단산업 경쟁력과 직결된 기업인 만큼 노노갈등이 극단적으로 치달을 경우 회사 경쟁력 약화는 물론 산업 전반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교섭 주도권과 대표성 갈등이 커질수록 결국 피해는 구성원과 산업 생태계 전체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