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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M은 '실용', 르노는 '글로벌 거점'…中 전기차 시대 갈라진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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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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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G모빌리티와 르노코리아가 23일 중국 전기차 공세 속 생존 전략을 각각 발표했다.
  • KG모빌리티는 SUV·픽업 중심 실용 전동화와 EREV·하이브리드로 틈새 방어에 나섰다.
  • 르노코리아는 AI 기반 SDV와 부산공장 글로벌 거점화로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KG모빌리티, SUV·픽업·EREV로 틈새시장 공략
르노코리아, SDV 앞세워 부산공장 글로벌 거점화
中은 위협이자 협력 축…중견 완성차 생존 공식 변화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KG모빌리티와 르노코리아 등 국내 중견 완성차 업체들의 생존 전략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내수 시장을 견고하게 장악한 상황에서 중국 전기차까지 가격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앞세워 빈틈을 파고들고 있기 때문이다.

BYD 아토3. [사진=이찬우 기자]

23일 업계에 따르면 KG모빌리티와 르노코리아는 각각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며 전동화 전환기의 생존 방향을 제시했다. KG모빌리티는 SUV와 픽업, 하이브리드,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를 앞세운 '실용 전동화'에 무게를 둔다. 반면 르노코리아는 AI 기반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과 부산공장의 글로벌 생산 거점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KG모빌리티가 '브랜드 자생'에 초점을 맞췄다면, 르노코리아는 '공장 생존'에 무게를 둔 전략이다.

중국 전기차의 부상은 국내 중견 완성차 업체에 단순한 판매 경쟁 이상의 위기감을 주고 있다. 과거 '저가차' 이미지에 머물렀던 중국 업체들이 배터리, 전장, 커넥티비티,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등에서 상품성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국내 중견 완성차 업체들로서는 현대차·기아의 내수 장악력, 수입차 브랜드의 고급화 전략, 중국 전기차의 가격 공세를 동시에 방어해야 하는 '삼중고'에 직면한 셈이다.

KGM 뉴 토레스. [사진=이찬우 기자]

◆ KGM, SUV와 EREV로 구축한 '현실형 방파제'

KG모빌리티의 대응은 정면승부 대신 '틈새 방어'에 가깝다. 회사는 중장기 전략 'KGM FORWARD'를 통해 2030년까지 신차 7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핵심은 코란도와 무쏘로 대표되는 브랜드 헤리티지를 전면에 세우고, 넓은 공간과 견인력, 험로 주행 성능,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SUV·픽업·다목적차량(MPV) 중심의 실용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최근 출시한 '뉴 토레스'도 이 같은 방향성을 보여준다. 뉴 토레스는 2022년 출시 이후 약 4년 만에 선보인 토레스 부분변경 모델로, 정통 SUV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터레인 모드와 파워트레인 개선, 편의사양 강화를 통해 상품성을 높였다. 이는 KG모빌리티가 신차 전략을 추상적인 전동화 구호보다 실제 SUV 라인업의 상품 경쟁력 강화로 풀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판매 구조에서도 이러한 방향성은 드러난다. KG모빌리티는 지난 4월 내수 3382대, 수출 6130대 등 총 9512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전년 동월 대비 4.6% 감소했으나, 수출 확대를 발판 삼아 전체 판매량은 6.5% 성장했다. 국내 시장에서 단기간에 점유율을 끌어올리기보다, 강점인 SUV와 픽업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함께 넓혀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특히 EREV와 하이브리드는 KG모빌리티 전략의 핵심 축이다. 이는 전동화 흐름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전기차 전면전에 뛰어들기 어려운 후발 주자로서 비용과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우회로'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가격 저항이 여전한 시장 상황에서 전기차의 주행 감각과 내연기관의 편의성을 결합한 중간지대는 현실적인 방어선이 될 수 있다.

다만 중국 파트너십 활용은 양날의 검이다. KG모빌리티는 체리자동차와 중·대형 SUV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글로벌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플랫폼과 부품, 전동화 기술을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소비자에게 '중국차 재포장'이라는 인식을 줄 경우 브랜드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 중국과의 협업을 활용하되, 최종 결과물은 'KG모빌리티다운 강인한 SUV'로 인식시키는 것이 향후 과제다.

르노코리아 필랑트. [사진=이찬우 기자]

◆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을 글로벌 미래차 거점으로

르노코리아의 전략은 국내 시장 방어를 넘어 '르노그룹의 글로벌 전략 편입'에 가깝다. 르노코리아는 그룹의 '퓨처레디(Future-Ready)' 전략에 발맞춰 2027년 첫 SDV 출시를 시작으로 2029년까지 매년 전동화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AI 기반 차량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한국을 르노그룹의 유럽 외 전동화·하이브리드 생산 거점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르노그룹 역시 한국 사업장의 역할을 단순 판매 시장 이상으로 보고 있다.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그룹 회장은 지난달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한국 시장은 시장 성공 차원에서 보면 제한적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가지고 있는 시장"이라며 "더 큰 세그먼트 차량의 내수와 수출을 담당할 수 있는 제품 생산력을 갖춘 것이 르노코리아가 가진 독보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이라고 밝혔다.

르노코리아의 생존 전략이 단순히 국내 판매량 회복에 머물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그룹과 중국 브랜드를 동시에 상대하기 어렵다면, 르노그룹의 글로벌 생산망 안에서 한국 공장의 핵심 가치를 증명하는 편이 더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부산공장은 르노그룹 내 아시아 최대 생산기지로 꼽힌다.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함께 생산할 수 있는 유연 생산 체계를 갖춘 점도 강점이다.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사장도 "부산공장은 르노코리아에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라며 "부산공장 현대화 전략과 액션 플랜이 이미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테스트 설비와 엔지니어링 관련 활동을 부산으로 이전해 신기술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검증할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르노코리아는 이 기반을 바탕으로 D·E 세그먼트 전동화 모델과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하며 그룹 내 입지를 다지려 하고 있다. 회사가 강조하는 SDV와 AI 전략 역시 부산공장이 미래차 생산망 안에서 고부가가치 물량을 맡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카드다.

르노코리아 역시 중국 지리그룹과의 협업이 깊게 얽혀 있다.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에 이어 향후 신차 개발에도 지리의 플랫폼과 기술이 핵심 축으로 쓰이고 있다. 중국의 검증된 플랫폼으로 개발 효율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여기에 르노의 상품 기획력과 부산공장의 제조 품질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중국의 공세를 막아서기보다 그 경쟁력을 그룹의 글로벌 전략 안으로 흡수해 활용하는 모양새다.

가장 큰 변수는 기술력보다 '생산 물량'이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4월 총 6199대, 내수 4025대, 수출 2174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40.5% 감소했다. SDV와 AI 전략이 아무리 선명해도 부산공장이 글로벌 수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한국 사업장의 위상 회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파리 사장 역시 부산공장의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며 "볼륨이야말로 핵심 동력"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 '적과의 동침' 된 중국…브랜드 정체성이 관건

지커 7X. [사진=이찬우 기자]

현재 국내 중견 완성차 두 회사에 중국은 단순한 위협을 넘어 '생존을 위한 파트너'가 되고 있다. 중국 전기차와 경쟁해야 하지만, 동시에 중국의 플랫폼과 배터리, 공급망을 활용하지 않고서는 신차 개발 속도와 원가 경쟁력을 맞추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협업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는 마케팅 전략도 중요해졌다. 중국 플랫폼을 쓰더라도 단순한 '로고 바꾸기'로 비치지 않도록 각 사 고유의 색깔을 입혀야 한다. KG모빌리티는 SUV·픽업 헤리티지를, 르노코리아는 유럽 감성의 상품 기획력과 부산공장의 제조 품질을 전면에 내세워 신뢰를 쌓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의 공세는 국내 중견 완성차 업체들에 위협이지만, 동시에 플랫폼과 부품 경쟁력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협업 기회기도 하다"며 "KG모빌리티는 SUV·픽업이라는 브랜드 색깔을 유지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고, 르노코리아는 부산공장이 르노그룹의 미래차 전략에서 반드시 필요한 거점이라는 점을 물량과 품질로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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