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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데이터센터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수요원으로 평가했다. 두 영역의 MLCC 채택은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과 무관하게 자동차 전동화, 로봇 상용화라는 별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데이터센터 수요가 둔화하는 국면에서도 이들이 빈자리를 메우는 구성이어서 전체 수요의 등락 폭이 줄고 호황의 저변이 넓어진다는 분석이다.
◆"과실은 상위권 집중"
호황의 수혜는 상위 소수 업체에 집중되는 구도로 평가된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세계 MLCC 점유율은 무라타가 40%를 넘겨 1위, 삼성전기(009150)가 약 18%로 2위다. 뒤를 이어 일본 TDK(6762) 약 12%, 일본 다이요유덴(6976)과 대만 야게오(2327)가 각각 약 10%를 차지한다. 상위 6개사 합산 점유율이 70%에 달해 일본·한국·대만 업체가 시장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AI 서버용 고급 제품으로 좁히면 집중도는 한층 높아진다. 고온과 고용량을 견디는 고규격 제품을 대량 납품할 수 있는 곳은 무라타·삼성전기·다이요유덴 세 곳뿐이다. 고급 MLCC일수록 미세한 세라믹 분말과 적층 기술의 진입 장벽이 높아 후발 업체가 단기간에 추격하기가 어렵다. 관련 시장에서 무라타와 삼성전기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이 8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급할 수 있는 곳이 한정된 만큼 수요가 늘어도 가격 협상력은 상위 업체에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
◆짚어둘 변수, 실리콘커패시터
MLCC 전망의 점검 요소로는 실리콘커패시터가 있다. 반도체 패키징이 고밀도화하면서 커패시터를 기판 표면에 납땜하는 대신 기판을 이루는 절연층 사이에 끼워 칩 바로 아래에 두는 내장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이 영역에서는 얇고 평탄한 실리콘커패시터가 입체적인 MLCC보다 유리하다. 전기를 주고받을 때 생기는 저항과 손실(ESR·ESL)도 100배 이상 낮아 고전류 환경에서 전력 낭비가 적다.
다만 실리콘커패시터로의 전환이 곧 무라타와 삼성전기 등 관련 기업의 타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두 회사가 실리콘커패시터 기술을 함께 보유한 업체다. 무라타는 MLCC와 실리콘커패시터를 모두 확보해 수요가 어느 쪽으로 기울든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기는 이달 20일 미국 대형 기업으로부터 10억달러 규모의 실리콘커패시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실리콘커패시터 시장에서는 무라타와 대만 TSMC(2330)가 기존 핵심 업체로 거론된다. 두 회사가 고성능 실리콘커패시터를 양산해온 과점 사업자로 꼽힌다. 삼성전기는 실리콘커패시터를 AI 시대 핵심 신사업으로 정한 뒤 이번 10억달러 대형 수주로 입지를 굳혔다. 또 미국 전력반도체 업체 엠파워세미컨덕터가 올해 2월 내장형 제품을 선보이며 경쟁에 가세했다.
◆골드만, 무라타 선호
골드만삭스는 수혜 업체 가운데 무라타를 선호 종목으로 꼽았다. 근거 가운데 하나는 설비투자의 효율이다. 무라타는 추가 설비투자 800억엔을 AI용 고단가 제품에 집중하기로 했다. 골드만삭스는 이 투자분의 상당수가 기존 라인에 일부 공정만 더하는 방식이어서 회수 효율이 높다고 평가했다. 새 공장 건설 장기간이 소요되는 걸리는 업황에서 적은 투자로 비교적 빠르게 고부가 물량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무라타를 최선호로 꼽은 또 다른 근거는 기술 리더십이다. MLCC는 세라믹을 얇게 쌓은 층수가 많을수록 같은 크기에 더 큰 용량을 담는데 무라타는 800층을 쌓은 고용량 제품과 세계 최소 크기 제품을 양산하며 후발 업체와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골드만삭스는 AI용 MLCC 수요가 이제 초기 국면에 있다고 보고 무라타가 이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 확대 국면에서 점유율을 추가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봤다.
bernard02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