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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자동차 산업 기업들이 AI 응용 프로그램 확산에 따른 전력·배터리 인프라 수요 급증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분석이 모간스탠리와 에버코어 ISI 애널리스트들로부터 나왔다.
100년 역사의 완성차 업체 포드(F)와 자동차 부품 업체 보그워너(BWA)는 이미 AI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오른 상태다. 포드는 에너지 저장 사업 부문을 출범시킨 뒤 지난달 17년 만에 최고의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보그워너는 데이터센터에 저장 시스템을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2026년 들어 주가가 70% 넘게 올랐다. 모간스탠리의 앤드루 퍼코코 애널리스트는 두 종목 모두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퍼코코 애널리스트는 수요일 고객 노트에서 "자동차와 에너지의 교차점이 점점 더 무시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적었다. 자동차·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에너지 저장, 현장 전력 공급, 데이터센터 설계 분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AI를 향한 시장의 무한한 수요가 주류 기술주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덜 명확한 AI 수혜 종목 발굴에 나서고 있다. 건설 장비업체 캐터필러(CAT)는 발전 설비의 잠재력에 베팅하는 자금이 몰리며 2026년 주가가 60% 넘게 상승했다. 반도체 패키징에 쓰이는 절연 필름을 생산하는 일본 식품·화학 기업 아지노모토도 AI 조명을 받으며 연초 대비 주가가 55% 이상 올랐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스 맥낼리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들이 전기차 관련 배터리·파워트레인·전장 부품 분야의 유휴 생산 능력을 AI 인프라용으로 전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맥낼리 애널리스트는 포드의 경쟁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에너지 저장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반면 퍼코코 애널리스트는 GM이 AI 관련 기회에 기술과 생산 능력을 투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TSLA)는 수년 전부터 에너지 저장 사업을 운영해 왔으며 블룸버그 집계 기준 2025년 해당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5%였다.
모간스탠리는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부진하고 전통 완성차 업체들이 관련 사업 비중을 줄이면서 AI 분야로의 전환에 활용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이 생겨났다고 진단했다. 퍼코코 애널리스트는 "기술 중복성은 실재하지만 자동차 부품이 그대로 대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 기회는 동일한 부품을 재활용하는 것보다는 고전압 전기차 엔지니어링 노하우를 고정형 핵심 전력 인프라에 적용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모간스탠리는 보그워너, 앱티브(APTV), 버시전트, 리어(LEA), 마그나 인터내셔널(MGA), 비스테온(VC) 등 부품 업체들이 데이터센터를 향해 제조 역량을 활용하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에버코어의 맥낼리 애널리스트도 버시전트와 앱티브를 유망 성장 종목으로 꼽았으며 강세 시나리오에서 버시전트의 주가가 90달러까지 두 배로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버시전트는 4월 1일 앱티브에서 분사해 독립 상장사로 출범한 이후 주가가 70% 넘게 올랐고 앱티브는 같은 기간 약 25% 상승했다.
맥낼리 애널리스트는 수요일 노트에서 "흥분이 펀더멘털을 앞서가고 있을 수 있다"면서도 자동차 업종의 AI 테마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I는 이제 '자동차 산업'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bernard02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