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일정이 국내 유통·식품·주류업계의 깜짝 홍보 무대가 되고 있다. 소맥, 치킨에 이어 편의점 PB 과자, 초코파이, 바나나맛우유까지 현장에 등장하면서 관련 브랜드들이 예상 밖의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저녁 서울 홍대의 한 삼겹살 전문점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등과 이른바 '삼겹살 소맥 회동(삼소 회동)'을 가졌다. 이후 2차 장소로 BBQ 홍대입구점을 찾아 'K치킨'을 즐겼다.
이들은 BBQ의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 치킨과 생맥주, 레몬보이, 콜라, 카스 캔맥주 등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금올리브 치킨은 얇고 바삭한 튀김옷과 촉촉한 육즙, 고소한 풍미를 앞세운 BBQ의 시그니처 메뉴다. 국내 후라이드 치킨을 대표하는 메뉴 중 하나로 꼽히며 BBQ 브랜드를 상징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이날 황 CEO의 BBQ 매장 방문은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인 제너시스BBQ 역시 사전에 방문 계획을 통보받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빅테크 수장의 '깜짝 방문'이 사전 기획된 마케팅이 아니라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면서 브랜드 노출 효과는 더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BBQ 입장에서는 '소원성취'에 가까운 장면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지난해 황 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과 맥주를 곁들인 이른바 '깐부 회동'으로 화제를 모았을 당시 BBQ는 이를 재치 있는 마케팅 소재로 활용한 바 있다. 당시 BBQ는 마치 홍보팀 막내 직원이 부장님 눈치를 보며 한숨 섞인 푸념을 올린 듯한 콘셉트의 게시물을 공개했고 해당 게시물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 1500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며 빠르게 확산됐다.
하지만 올해 황 CEO가 실제로 BBQ 홍대입구점을 방문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BBQ가 드디어 소원성취를 했다"는 말이 나온다. 해당 매장은 2025년 7월 문을 연 약 40평 규모의 매장으로, 월평균 2억~3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앞서 황 CEO는 이날 오후 김포국제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한 직후부터 한국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취재진을 만나 "코리안 프라이드 치킨이 그리웠다. 한국식 비비큐와 삼계탕 등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입국 직후 언급한 '치킨 사랑'이 실제 2차 회동 장소로 이어진 셈이다.
한편 주류업계도 황 CEO 효과를 누리게 됐다. 이날 1차 만찬 자리에는 하이트진로의 맥주 브랜드 테라와 소주 브랜드 참이슬이 올랐다. 참석자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도착한 황 CEO는 첫 잔으로 테라 맥주를 마신 뒤 참석자들과 건배를 나눴다. 식사 도중에는 오비맥주의 카스와 참이슬을 섞은 소맥도 등장했다. 황 CEO가 이를 마시며 한국식 음주 문화를 즐기는 모습이 연신 포착됐다.
세븐일레븐도 뜻밖의 주목을 받았다. 황 CEO와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 이해진 의장은 현장에서 세븐일레븐 자체브랜드(PB) 과자 '세븐셀렉트 허니바나나맛 HBM 칩스'를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HBM 칩스는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말 SK하이닉스와 협업해 선보인 상품으로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제과·유제품 브랜드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이날 황 CEO의 손에 오리온 초코파이가 들린 모습이 포착된 데 이어 현장에서는 빙그레 바나나맛우유가 시민들에게 나눠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장수 간식과 국민 유제품 브랜드가 황 CEO의 방한 현장과 함께 자연스럽게 노출된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이 K푸드 브랜드 노출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소맥, 치킨, 초코파이, 바나나맛우유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중 식품들이 황 CEO의 동선과 함께 잇따라 등장하면서 국내외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황 CEO는 엔비디아를 이끄는 글로벌 빅테크 상징 인물인 만큼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된다. 지난해 '깐부 회동' 당시에도 치킨과 맥주 브랜드가 큰 화제를 모았던 만큼 올해 역시 관련 브랜드들이 상당한 간접 광고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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