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정부가 전국 하천·계곡 내 불법시설 정비를 위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했다. 불법 점용을 통한 사적 이익 행위는 엄정하게 정비하되 주민 생활과 밀접한 시설은 유예와 합법화를 통해 지역 현실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하천·계곡 불법시설에 대한 합리적 정비 기준 마련 지시에 따라 관계부처 협의와 전문가 검토를 거쳐 정비 원칙을 수립했다고 10일 밝혔다.
정부가 지난 5일 기준으로 파악한 하천·계곡 내 불법시설은 총 8만3575건이다. 대상은 소하천과 세천, 국가·지방하천, 구거, 산림계곡 등이다.
정부는 우선 하천과 계곡의 기능 유지와 국민 안전 확보를 최우선 원칙으로 정했다. 유수 소통을 방해하거나 치수 안전에 지장을 주는 시설은 원상회복 조치를 추진한다.
특히 공공자원을 무단 점용해 영업 등 사적 이익을 취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 대응에 나선다. 불법 상행위 시설은 이달 말까지 전면 정비할 계획이다.
반면 주민 생활과 밀접한 시설은 공공성과 필요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정비한다. 개별 법령에 따라 점용이나 사용 허가가 가능한 체육시설, 쉼터 등은 2026년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한 뒤 합법화 절차를 진행한다.
주민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필수시설 가운데 법적으로 허가가 어려운 시설은 지방정부가 대체시설 설치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계획홍수위 이하 구간에 설치된 공동작업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유재산에 대해서도 하천 기능과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유예 후 합법화를 추진한다. 소하천 구역 내 농막 등 가설건축물은 2026년 12월까지, 경작 행위는 수확기까지 유예할 방침이다.
정부는 정비 기준이 현장에서 원활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11일부터 12일까지 지방정부 담당자 설명회를 열고 질의응답집(Q&A)을 배포할 예정이다.
또 정비 이후에도 하천과 계곡 환경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하천·계곡 지킴이와 해설사 등을 활용한 주민 상생형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생활안전시설과 주민편의시설 확충도 추진할 계획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부는 불법 점용으로 사적 이익을 취하는 상행위에는 엄정하되, 주민 생활과 지역 현실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도록 하천·계곡 정비 기준을 마련했다"며 "아울러, 이번 정비가 단순 철거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공공성 회복과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지원책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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