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란 전쟁 여파로 올해 세계 원유 수요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휴전이 유지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될 경우에는 연말부터 원유 시장이 공급 과잉 국면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제시했다.
IEA는 10일(현지시간) 발표한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2026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평균 100만배럴(bpd)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기준 원유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에너지 소비가 급감했던 2020년 이후 처음이다.
◆ 호르무즈 봉쇄 여파…"수요 감소도 공급 차질도 중동에 집중"
IEA는 이번 수요 감소가 석유제품과 지역별로 매우 불균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되면서 페르시아만을 통한 원유 수출이 크게 위축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시장이 점진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다시 격화될 경우 회복세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IEA는 현재 전망이 휴전 유지와 호르무즈 해협의 단계적 정상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주 미국과 이란이 다시 공습을 주고받고 상선이 공격받으면서 해협 통항량도 다시 급감해 이러한 가정은 점점 불확실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IEA는 "올해 말 글로벌 원유시장은 다시 공급 과잉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운항이 정상화되고 산유국들이 생산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전제가 충족될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주 걸프 지역에서 다시 무력 충돌이 발생한 것은 항구적인 평화협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원유시장이 정상화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 "회복은 점진적"…연말 공급 과잉 가능성도
토릴 보소니 IEA 석유시장 담당 국장은 CNBC 인터뷰에서 "중동 정세는 여전히 매우 불확실해 회복이 빠르거나 일직선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 등 다른 산유국들의 증산이 이어지고 있고, 원유 수요도 전쟁 이전 예상보다 낮아진 만큼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는 시장이 다시 공급 과잉 국면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는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각국이 줄어든 원유 재고를 다시 축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이날 소폭 상승했다. 브렌트유 9월물은 배럴당 76.50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2.19달러에서 거래됐다.
한편 미국 정부는 최근 이란과 공습을 주고받는 상황에서도 실무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상선 공격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이란과의 휴전은 끝났다"고 선언한 이후 나온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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