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써클(NYSE:CRCL)이 미국 통화감독청(OCC)으로부터 국가 신탁은행(National Trust Bank) 설립을 위한 최종 인가를 받았다. 암호화폐 기업들이 단순한 디지털 자산 서비스를 넘어 전통 금융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번 승인이 미국 금융 시스템 내 디지털 자산의 제도권 편입을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써클은 10일(현지시간) OCC로부터 국가 신탁은행 설립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써클의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14% 급등했다.
이번 인가로 써클은 '써클 내셔널 트러스트(Circle National Trust)'를 설립해 자사가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USDC의 준비자산을 직접 수탁·관리할 수 있게 됐다. 기관 고객을 대신해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수탁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USDC는 미국 달러 가치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으로, 현재 약 730억달러(코인게코 기준 약 732억달러) 규모가 유통되고 있다. 그동안 써클은 USDC를 뒷받침하는 현금과 미국 국채 등 준비자산을 제3자 은행과 수탁기관을 통해 관리해 왔다.
다만 이번 인가는 일반 상업은행처럼 예금을 받거나 대출을 하는 업무까지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제러미 알레어 써클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OCC의 이번 승인은 블록체인 기술과 디지털 자산을 미국 금융 시스템의 핵심으로 편입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인가로 써클은 주(州) 정부별 규제 대신 OCC의 직접적인 감독을 받게 된다. 미국에서는 금융회사가 주마다 서로 다른 규제를 적용받아 성장 속도가 늦어지고 비용이 증가하는 점이 대표적인 부담으로 꼽혀 왔다. 연방 차원의 감독 체계에 편입되면서 규제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승인은 암호화폐 업계가 금융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평가된다. 최근 OCC에는 코인베이스(Coinbase), 비트고(BitGo), 피델리티 디지털 애셋(Fidelity Digital Assets), 리플(Ripple), 팍소스(Paxos) 등도 은행 인가를 받거나 신청하며 규제를 받는 금융 인프라 구축 경쟁에 뛰어들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은 약 1년 전 지니어스 법(GENIUS Act)을 통해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규제 체계를 마련했고, 이후 전통 금융회사들도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결제 시장을 직접 확보하고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써클과 같은 제3자 발행사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OCC 인가가 써클을 규제를 준수하는 금융 인프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LSEG에 따르면 써클의 시가총액은 약 157억달러이며, 전날 종가 기준 올해 들어 주가는 20.5% 하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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