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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더 뉴 그랜저가 보여준 '소프트웨어 모빌리티'···AI 완성도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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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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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찬우 기자가 4일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 대형 화면과 AI가 SDV 미래를 선명하게 보여줬다.
  • 승차감과 제동, 연비가 뛰어나 그랜저 본질을 지켰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플레오스로 확 달라진 실내…승차감·제동력·18㎞/ℓ 넘는 연비 인상적
긴 차체 탓 방향 전환·코너링은 부담…운전석 열선 버튼 위치도 아쉬워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차에 타자마자 현대자동차가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가 보였다. 

4일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타고 서울 도봉구에서 경기 남양주까지 왕복 약 60㎞를 주행했다. 도심과 자동차전용도로는 물론 과속방지턱과 노면이 고르지 않은 구간까지 두루 달렸다.

첫인상은 주행보다 실내에서 먼저 결정됐다. 대시보드 중심을 차지한 17인치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는 기존 현대차와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만들었다.

가로로 넓게 펼쳐진 대형 화면과 간결해진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테슬라를 연상시켰다. 단순히 화면 크기를 키운 수준을 넘어 차량의 각종 기능이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재구성됐다는 느낌이 강했다. 현대차가 말해온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대형언어모델 기반 생성형 인공지능 에이전트 '글레오 AI'의 완성도도 인상적이었다. 주행 중 자연스럽게 명령해도 음성을 정확하게 인식했고, 차량 기능을 조작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찾는 과정도 매끄러웠다. 운전자가 정해진 명령어를 외우기보다 일상적인 표현으로 차와 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음성인식 시스템과 차이가 느껴졌다.

현대차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사진=이찬우 기자]

◆ 대형차 특유의 부드러운 승차감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승차감이었다. 주행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역시 그랜저는 그랜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의 잔진동과 굴곡이 운전자에게 거의 전달되지 않을 정도로 차체가 안정적이었다. 일반 도로에서는 마치 노면을 한 겹 덮어놓은 것처럼 매끄럽게 움직였다. 과속방지턱을 넘거나 비포장에 가까운 거친 노면을 지날 때도 충격을 억지로 참아내는 느낌이 아니라 부드럽게 감싸고 넘어갔다.

승차감을 지나치게 무르게 설정한 대형 세단에서 나타나는 출렁임도 크지 않았다. 충격을 흡수한 뒤 차체가 빠르게 자세를 되찾아 편안함과 안정감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았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의 카울 크로스바 두께를 키우고 전륜 스트럿링 주변의 차체 강성을 보강했다. 서스펜션에는 유압제어 리바운드 스토퍼를 적용해 불규칙한 노면에서 전달되는 충격과 차체 움직임을 줄였다. 실제 주행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분명하게 체감됐다.

현대차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사진=이찬우 기자]

제동 성능은 최근 시승한 현대차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만큼 제동력이 일정하고 부드럽게 증가했다. 초기에는 지나치게 민감하지 않고, 더 깊게 밟으면 필요한 만큼 정확하게 속도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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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차량에서 종종 느껴지는 회생제동과 물리 브레이크 사이의 이질감도 거의 없었다. 차가 울컥거리거나 제동력이 갑자기 달라지는 현상 없이 정차 직전까지 자연스럽게 속도를 낮췄다.

◆ 하이브리드 특유의 이질감 줄여…코너에서는 크기 체감

가속 과정도 매끄러웠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번갈아 개입하는 과정에서 하이브리드 특유의 꿀렁거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큰 차체를 어렵지 않게 앞으로 밀어냈고, 일상적인 추월과 고속도로 합류에도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다만 긴 차체는 방향을 빠르게 바꾸거나 코너를 통과할 때 부담으로 다가왔다. 직선 구간에서는 묵직하고 안정적이지만 굽은 길에서는 차체의 길이와 무게가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졌다. 날렵한 조향 감각보다는 직진 안정성과 승차감에 초점을 맞춘 대형 세단의 성격이 분명했다.

연비는 기대 이상이었다. 별도로 연비 운전을 하지 않고 도심과 자동차전용도로를 오가며 가속 성능까지 확인했지만 계기판 연비는 ℓ당 18㎞ 이상을 기록했다. 대형 차체와 넓은 실내, 높은 정숙성을 고려하면 동급 세단 가운데 돋보이는 효율이다.

현대차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사진=이찬우 기자]

시트 착좌감도 편안했다. 운전석은 몸을 과도하게 조이지 않으면서도 허리와 허벅지를 안정적으로 받쳐 장시간 운전에도 피로가 크지 않았다. 넓은 실내와 여유로운 2열 공간은 대형 세단의 장점을 그대로 보여줬다.

특히 2열에 탑승한 동승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넉넉한 다리 공간과 편안한 승차감 덕분에 단순히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대우받는 느낌'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운전자뿐 아니라 뒷좌석 탑승객의 경험까지 중요하게 여기는 그랜저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운전석 무릎 옆에 자리 잡은 열선 관련 버튼은 운전 자세에 따라 무릎이 닿으면서 의도하지 않게 눌리는 경우가 있었다. 운전자 체형과 시트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사용 빈도가 높은 기능인 만큼 버튼 위치를 조금 더 세심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였다.

현대차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사진=이찬우 기자]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대형 화면과 AI를 통해 현대차가 나아갈 SDV의 방향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차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은 여전히 화면 안이 아니라 도로 위에 있었다.

노면을 부드럽게 걸러내는 승차감과 자연스러운 제동, 넓고 편안한 2열, ℓ당 18㎞를 웃도는 효율은 그랜저에 기대하는 가치를 충실하게 채웠다. 새로운 기술로 미래를 보여주면서도 '편안한 대형 세단'이라는 본질은 놓치지 않았다. 더 뉴 그랜저는 달라졌지만, 잘 달리는 순간에는 여전히 그랜저였다.

chan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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