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이하 성수1지구)가 본격적인 재개발을 앞두고 암초를 만났다. 지난 4월 시공사로 선정된 GS건설의 설계안이 서울시 통합심의를 앞두고 수정에 들어가면서다.
이번 설계 수정안에는 단지 배치와 지하 굴착 깊이, 한강 조망 가구 수 등의 변경 내용이 담기면서 조합원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특히 설계 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액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추가 비용에 대한 책임 소재를 둘러싼 갈등도 사업 추진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대형 평형 선호·GS건설 녹지 확보 미흡에 설계 변경…지하 6층 파고 1개 동 늘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1지구 재개발 조합과 시공사인 GS건설은 최근 단지 배치도와 지하 주차장 설계를 대폭 수정하고, 성동구청에 정비계획 경미한 변경안을 접수했다.
당초 GS건설은 입찰 제안서인 '리베니크 자이'를 통해 13개 동, 지상 최고 64층, 지하 5층 규모의 대안설계를 제시한 바 있다. 당시 3.3㎡(평) 당 공사비 968만원(총 공사비 2조1540억원)의 확정 공사비와 함께 조합원 전원에 대한 100% 한강 조망권 확보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인허가 규정 검토 누락과 조합원 요구사항이 맞물리면서 초기 제안서의 틀이 흔들렸다. 조합에 따르면 단지 규모는 기존 13개 동에서 14개 동으로 1개 동이 늘어났고, 지하 주차장은 기존 지하 5층에서 지하 6층으로 1개 층 더 깊게 파내는 공사가 추가됐다. 이로 인해 서울시 통합심의 접수 일정은 빨라야 추석 연휴 기간에 가까운 9월 말로 연기됐다.
조합의 설명에 따르면 GS건설의 초기 대안설계는 한강과 가장 가까운 전면부 1열에 59타입(소형)을 다수 배치해 사업성을 늘리는 구조였다. 그러나 홍보관 운영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대형 평형인 84타입 배정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조합과 GS건설은 협의를 통해 1열 주력 평형을 84타입으로 변경했다.
평형이 커지자 1열 건물 부피가 늘어났고, 이는 인접부에 대한 일조권 침해 문제로 이어졌다. 건축법상 일조권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조합과 GS건설은 저층부 1개 동을 추가 신설해 전체 동수를 13개 동에서 14개 동으로 늘리는 단지 재배치를 단행했다. 다만 GS건설 관계자는 "공식적인 동 개수는 13개가 맞다"며 "추가된 건물은 테라스동으로 칭한다"고 부연했다.
◆ 일반분양 한강조망 가구수 일부 감소…조합원 물량 조망권은 유지
배치되는 평형이 59타입에서 84타입으로 커지면서 들어갈 수 있는 총 가구수도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단지 전체에서 한강 조망을 확보할 수 있는 가구 절대수가 감소했다. 조합원 몫은 우선 배정돼 조합원 100% 한강 조망 약속은 유지되지만, 향후 일반분양될 가구 중 한강 조망이 가능한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의 대안설계 제안에서 맹점도 노출됐다. 입찰 당시 제출한 대안설계가 관련 법령상 필수 요건인 '자연지반 녹지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법적 기준에 맞춰 지상 녹지 공간을 확충하는 과정에서 지상 건축 바닥 면적이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지하 1층부터 5층까지 확보할 수 있는 지하주차장 및 커뮤니티 면적이 연쇄적으로 축소됐다. 조합 측은 입찰 당시 약속했던 주차 대수와 커뮤니티 스펙을 그대로 이행하라고 요구했고, GS건설은 줄어든 주차 면적을 메우기 위해 지하 주차장을 지하 5층에서 지하 6층으로 1개 층 더 파 내려가는 재설계를 선택했다.
◆ 2열 천장고 상향 등 추가 공사비 쟁점 부상…9월 통합심의 접수 관건
설계 변경으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의 책임 소재도 관심사다. GS건설은 자연녹지 확보 및 지하 6층 굴착 등 인허가 리스크 해소를 위한 변경 비용은 시공사가 부담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1열 84타입 확대 및 2열 천장고 상향 등 조합 요구에 의한 상품성 향상 항목은 추후 공사비 증액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 공사비 변동 여지가 있다. 특히 입찰 제안서 당시 2.9m 천장고 상향안은 1열에만 해당되었던 스펙으로, 2열 천장고 상향이 조합의 추가 요청으로 분류돼, 공사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인허가 관청인 성동구청은 이번 설계 변경 사태에 대해 중립적 관점을 고수했다. 성동구청 주거정비과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절차는 통합심의를 태우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 성격의 경미한 변경"이라며 "구청은 최고 높이 250m 이하, 용적률 300% 이하 등 정비계획의 기본 틀에 부합하는지만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동수 변경이나 지하 굴착 깊이, 조망권 분배 등은 조합과 시공사가 계약에 따라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며 관이 개입할 성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GS건설과 조합은 오는 9월 추석 전 통합심의 접수를 목표로, 교통, 환경, 교육, 경관 등 분야별 평가 자료 등 관련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심의 접수 이후 주민설명회를 열어 설계 변경 사안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GS건설 관계자는 "9월 통합심의 접수를 위해 조합 및 모든 협력업체가 일정을 맞춰서 준비 중"이라며 "최적의 설계 및 배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doso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