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11일 6만4000달러 부근으로 밀리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6만5000달러 돌파 시도가 잇따라 실패한 가운데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위험자산에 부담을 주고 있다. 다만 온체인에서는 대형 보유자들의 비트코인 매집이 다시 확대되고 있어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도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6만4000달러 부근까지 하락해 24시간 기준 1% 넘게 내렸다. 주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소폭 상승한 상태다. 비트코인은 6만5000달러 위에서 가격을 유지하려는 시도가 네 번째로 실패했으며, 24시간 최고가는 6만5300달러를 조금 웃돌았으나 아시아 오후 거래에서 다시 하락했다.
한국 시간 오후 7시 50분 현재 비트코인(BTC) 가격은 6만42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주요 암호화폐 가운데 가장 부진했다. 1.6% 넘게 하락한 1886달러를 기록했지만 최근 7일 기준으로는 0.95% 상승했다. XRP는 약 2% 내린 1.01달러를 기록했으며 주간 기준으로는 약 6% 하락해 주요 암호화폐 가운데 가장 부진했다.
솔라나(SOL)는 1% 하락한 75.96달러를 기록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3%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BNB는 600달러로 하락했으며 주간 기준으로는 2.5% 상승했다.
반면 하이퍼리퀴드의 HYPE는 약 1.2% 상승한 55.15달러를 기록했고, 트론은 소폭 오른 0.33달러, 도지코인(DOGE)은 소폭 상승한 0.07달러를 나타냈다.
◆ 대형 지갑 8주간 7.1% 늘며 7만달러 기대 유지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형 보유자들은 조용히 다시 매집에 나서고 있다.
분석업체 샌티먼트(Santiment)에 따르면 최소 1만BTC를 보유한 지갑 수는 다시 90개로 늘어나며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8주 동안 이른바 '고래(whale)' 지갑 수는 6개 증가해 7.1% 늘었다.
이번 움직임은 나흘 전 처음 포착된 광범위한 매집 추세의 연장선이다. 7월 29일 이후 10~1만BTC를 보유한 지갑들, 이른바 고래와 상어들은 15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집했다.
샌티먼트는 당시 대형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반면 소규모 보유자들은 매도하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비트코인이 6만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보다 7만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른바 '마이크로(micro)' 지갑은 8월 내내 꾸준히 감소했다.
샌티먼트는 이러한 엇갈린 흐름을 최근 불확실성과 의구심을 키운 두 가지 요인과 연관 지었다. 하나는 약 1억2000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이 탈취된 콜드카드(Coldcard) 하드웨어 지갑 해킹 사고이며, 다른 하나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미국의 암호화폐 시장 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의 처리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점이다. 미 상원은 현재 이 법안 처리를 9월로 미룬 상태다.
이 같은 추세는 전형적인 '공급 이동(supply rotation)'을 가리킨다. 비트코인이 소규모 보유자들로부터 시장에서 이른바 '강한 손(strong hands)'으로 불리는 최대 규모 투자자들의 지갑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이처럼 대형 보유자들에게 비트코인이 집중되는 현상은 종종 큰 폭의 가격 움직임에 앞서 나타났다. 샌티먼트에 따르면 최근의 공급 이동은 다음번 큰 가격 움직임이 상승 방향으로 나타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 6만5000달러 돌파 네 차례 실패·유가·美 국채금리 상승 부담
기술적으로도 시장의 시선은 6만5000달러와 7만달러에 쏠리고 있다.
Fx프로의 수석 시장 분석가 알렉스 쿱치케비치는 비트코인이 나흘 연속 6만5000달러를 시험했지만 이 심리적 가격대에 접근하면서도 매수세가 급증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이 가격대에서 매도세 역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보유자들이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기보다는 "이 수준을 훨씬 웃도는 가격대에 숏 포지션이 쌓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가격대는 7만달러다. 또 다른 심리적 가격대인 동시에 200일 이동평균선도 이 부근에 자리 잡고 있다. 비트코인이 이를 돌파하면 지난 3월과 4월 매수자와 매도자가 치열하게 맞섰던 가격 범위를 넘어서게 된다. 쿱치케비치는 이 같은 움직임이 시장 심리를 의미 있게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아직 그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 암호화폐 투자심리지수는 30으로 이른바 '공포' 영역에 머물고 있다. 이 지수는 7월 중순 이후 줄곧 공포 영역을 유지했으며 간헐적으로 '극도의 공포'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거시경제 환경도 비트코인에 부담을 주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4.72%까지 올랐으며,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배럴당 89달러를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새로운 요구를 내놓으면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합의 기대가 약화된 영향이다.
유가 상승은 12일 오전 8시30분(미 동부시간) 발표될 인플레이션 지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제유가 랠리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질 때 강세를 보이는 자산들에 부담을 주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 흐름도 이번 주 들어 반전됐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8월 7일까지 5거래일 동안 8억6500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지만 10일에는 잠정적으로 91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최근 고래들의 매집 재개가 비트코인 회복의 초기 단계인지, 아니면 단순히 일시적인 소강상태인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다만 코인데스크는 온체인 데이터는 일반 투자자들이 한발 물러서는 동안 시장의 가장 큰손들이 점점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