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키움증권은 21일 국내 증시가 미국 시장금리 상승과 월마트 실적 부진 등에 따른 나스닥 약세의 영향으로 하락 출발한 이후 외국인 수급에 따라 업종 차별화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코스피의 이익 모멘텀과 국내 고유의 수급 호재가 완충장치로 작용하면서 주가 조정 압력은 제한될 것으로 평가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다우 1.3%, S&P500 0.9%, 나스닥 1.0%로 하락 마감했다. 마이크론이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4.0% 오르는 등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6% 상승했다. 그러나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 가능성에 따른 국제유가 및 시장금리 재상승, 월마트의 실적 부진으로 인한 소비 경기 위축 우려 등이 전반적인 증시에 약세 압력을 가했다.
지난 19일 미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로 하락세를 보였던 미국 10년물·30년물 등 장기물 시장금리는 재차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전 6시 30분 기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704%로 전일 대비 5.8bp(1bp=0.01%포인트), 30년물은 5.248%로 5.7bp 올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재무부의 대응만으로는 추세적인 금리 하락세를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재정적자를 충당하기 위한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의 국채 발행, AI 투자를 위한 빅테크 업체들의 회사채 발행 등 채권시장의 구조적인 채권 공급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시기인 만큼, 추후에도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장의 적응력은 높아졌다고 봤다. 한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이 올해 내내 미 10년물 4.5%대 이상, 미 30년물 5.0%대 이상의 환경에 빈번하게 노출되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고금리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며 "관건은 속도에 있으며, 급격한 속도로 금리가 상승하지 않는 한, 긴축 발작과 같은 증시 불안이 재발할 여지는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정책 대응이 추세적인 금리 하락을 만들어내기는 어려워도 속도 조절은 가능하다는 점과 케빈 워시 의장 잭슨홀(29일) 연설 이후 연준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점도 차주까지 대응 전략에 반영해 놓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전일 코스피는 미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에 따른 장기물 금리 급등세 진정,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모멘텀 등에 힘입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급반등하며 5.89% 오른 6852.58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1.99% 상승한 840.89를 기록했다.
한 연구원은 이날 국내 증시에 대해 마이크론 등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강세에도 미국 시장금리 상승, 월마트 실적 부진 등에 따른 나스닥 약세의 영향을 받아 하락 출발한 이후 외국인 수급에 따라 업종 차별화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매크로 변수에도 이익 모멘텀은 훼손되지 않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 연구원은 "매크로 불확실성이 높지만, 현재 코스피의 이익 모멘텀이 양호하다는 점은 안도 요인"이라고 짚었다. 지난 20일 기준 코스피의 2026년과 2027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각각 986조원, 1311조원으로 7월 말의 975조원, 1311조원과 비교해 금리 및 에너지 비용 부담, 환율 부담이 점증했던 8월 이후에도 별다른 훼손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밸류에이션과 수급 측면도 지지 요인으로 꼽았다. 한 연구원은 "선행 PER이 5.5배에 불과한 등 밸류에이션상 금리 부담이 크지 않은 레벨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라며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가능성도 높아지는 등 장중 자사주 매입 효과를 비롯한 국내 고유의 현물 수급 호재 속에 증시 전반에 걸친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향후 매크로 불확실성이 초래할 수 있는 주가 조정 압력은 제한될 것으로 봤다. 한 연구원은 "추가적인 증시 조정이 발생하더라도, 주도주인 반도체 포함 대형주 중심의 분할매수 전략이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다른 한편으로 순매도 압력이 완화되고 있는 외국인 플레이를 복제해보는 것도 대안일 수 있다"며 "8월 이후 13거래일 동안 외국인 순매수가 집중되고 있지만 코스피 8월 수익률(+3.9%)에 뒤처져 있는 업종에 대한 관심도 높여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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