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동희가 다시 롯데의 3루를 지키고 있다. 롯데 김태형 감독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자리는 지명타자지만, 확실한 3루수가 없는 팀 사정 속에서 당분간 한동희에게 핫코너를 맡길 계획이다.
김태형 감독은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LG전을 앞두고 한동희를 최근 계속 3루수로 기용하는 이유에 대해 "마땅히 3루를 봐줄 사람이 없다. 당분간 (한)동희를 내보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한동희에게 3루는 낯선 자리가 아니다. 2018년 경남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할 때부터 차세대 주전 3루수로 기대를 받았다. 프로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3루수로 보냈다. 다만 타격에서 보여준 잠재력과 달리 수비에서는 꾸준히 아쉬움이 따라붙었다. 타구 판단과 포구, 송구 안정성 등에서 기복을 노출하면서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명타자로 활용해야 한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올 시즌에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동희는 3루수로 34경기에서 262.1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시즌 내내 붙박이 3루수로 출전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롯데가 다시 한동희를 3루에 배치하면서 수비 이닝도 늘어나고 있다.
결국 팀 사정이 가장 큰 이유다. 롯데는 올 시즌 확실한 주전 3루수를 정하지 못한 채 김세민, 손호영, 박승욱 등 여러 선수를 활용했다. 한동희를 지명타자로 고정하면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주축 선수들에게 지명타자 자리를 활용하기 어려워진다는 문제도 생긴다. 한동희가 3루를 버텨주면 김 감독의 야수진 운용 폭은 그만큼 넓어진다.
다행스러운 것은 수비를 병행하면서도 한동희의 방망이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한동희는 여름에 접어들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렸고 29일 경기 전까지 77경기에서 타율 0.299, 15홈런 5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5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7월 타율 0.347에 이어 8월에도 0.333의 타율을 유지하며 롯데 중심 타선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수비에 나서는 것이 공격에 악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는 질문에 김 감독도 "(한)동희 현재 페이스는 잘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동희의 장기적인 활용법까지 3루수로 못 박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김 감독이 생각하는 한동희의 최적 포지션은 분명했다.
확실한 3루수가 있다면 한동희를 1루로 옮기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지명타자가 베스트다. 1루도 가끔 쓸 수는 있는데, 1루는 나승엽이 봐주는 게 맞다"라고 답했다. 나승엽이라는 확실한 1루 자원이 있는 만큼 한동희를 굳이 1루로 이동시키기보다는 공격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지명타자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판단이다.
관건은 결국 3루 수비가 얼마나 안정되느냐다. 김 감독 역시 한동희가 수비에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김 감독은 "조금씩 좋아는 지는데 한계가 분명히 있다. 타고나는 게 있긴 해야 한다"면서 "지금 문규현 코치가 많이 시키고 있다. 훈련도 많이 해야 하고, 시간이 흐르면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 나아지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단기간에 훈련만으로 모든 약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대신 반복 훈련과 실전 경험을 통해 안정감을 조금씩 높이는 것이 현재 롯데가 한동희에게 기대하는 부분이다.
한동희가 3루에서 최소한의 안정감을 보여준다면 롯데에는 적지 않은 이득이다. 지명타자 한 자리를 다른 주축 선수들의 체력 관리에 활용하면서도 한동희의 장타력을 동시에 라인업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자리는 지명타자지만 현재 롯데의 현실은 한동희를 3루로 향하게 하고 있다. 앞으로도 당분간 핫코너를 지킬 한동희가 수비 부담 속에서도 지금의 타격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시즌 막판 롯데 야수진 운용의 중요한 변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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