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이달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9조원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지만 코스피는 오히려 8%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관심이 집중됐다.
외국인 매도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된 반면 바이오와 조선·방산, 지주사 등에서는 선별적인 매수세가 유입됐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28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9조2856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6조7801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5조6495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6257.45에서 6788.88로 8.49% 상승했다. 이달 초 62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지난 20일 하루에만 5.89% 뛰며 6852.58까지 올라섰다.
지난 27일에는 장중 6996.12까지 오르며 7000선을 눈앞에 뒀다. 28일에는 1.79% 하락했지만, 이달 초와 비교하면 지수는 여전히 8% 넘게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이 9조원 넘게 주식을 팔았는데도 코스피가 상승한 것은 매도세가 시장 전체에 고르게 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주가가 크게 오른 반도체 대형주에서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서는 동시에 다른 업종에서는 오히려 지분을 늘렸다.
특히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도 반도체 중심의 상승세가 비반도체 업종으로 확산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지수 전체로 보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것처럼 보이지만 종목별로 뜯어보면 자금의 방향은 뚜렷하게 갈렸다.
외국인이 이달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셀트리온으로 순매수 규모는 2408억원이었다. 이어 ▲한화오션 1938억원 ▲SK스퀘어 1886억원 ▲LG전자 1851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 1771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순매수 상위 5개 종목부터 바이오와 조선, 지주사, 전자 등으로 업종이 분산됐다.
순매수 1위인 셀트리온은 실적 성장세가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인 배경으로 꼽힌다. 셀트리온은 2분기 매출 1조3937억원, 영업이익 4518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특히 고마진 신제품 판매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하반기에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 번째로 외국인이 많이 담은 한화오션은 조선업 호황과 실적 개선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한화오션의 2분기 매출은 5조4432억원, 영업이익은 73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65.2%, 98.0% 증가했다. 고선가 선박의 매출 반영으로 상선 부문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SK스퀘어는 지주사 할인 축소와 주주환원 기대가 맞물렸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약 2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간접적으로 누리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9조2354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순자산가치(NAV) 할인율도 지난해 2분기 말 50.1%에서 지난 13일 기준 38%까지 낮아졌다.
LG전자도 외국인이 1851억원을 순매수했다. 증권가는 기존 가전 사업뿐 아니라 전장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등 신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수주 확대가 기업가치 재평가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771억원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분기 매출은 1조32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 늘었고 영업이익은 5864억원으로 23% 증가했다. 1~4공장 완전 가동 효과 등에 힘입어 회사는 올해 연간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 15~20%의 상단 달성을 전망하고 있다.
순매수 상위권 아래에서도 외국인의 선택은 여러 업종으로 퍼졌다. 외국인은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1692억원 ▲SK 1674억원 ▲삼양식품 1412억원 ▲LS ELECTRIC 1403억원 ▲한국금융지주 1370억원 ▲삼성물산 1232억원 ▲기아 1141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특히 방산주에서는 해외 수주와 수출 확대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2분기 매출 1조1101억원, 영업이익 10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7.4%, 29.5%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중동 천궁-II 사업 등 해외 수주가 실적으로 연결되면서 수출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다가오는 9월 주식시장 전략에 대해 "반도체와 조선을 코어에 두고, 보험·에너지·필수소비재로 이익 확산에 대응하라"며 "기계·상사·자본재·IT·증권은 이익 상향을 확인하며 추가하되 이익조정비율 하락과 외국인 매도 재개가 겹치면 추격군부터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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