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이재명 정부의 두 번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30일 지명된 홍지선(洪志宣) 국토부 2차관은 경기도에서 도시·주택과 도로·철도 업무를 두루 거친 정통 관료다. 1970년 강원 동해 출생으로 서울 성남고와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토목공학 석사, 영국 버밍엄대에서 도시·지역계획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지방고시 2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경기도 도로정책과장과 건설국장, 철도국장, 철도항만물류국장 등을 거쳤다. 2020년 7월부터 2년 6개월간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을 맡아 도시계획과 주택정책을 총괄했고 남양주시 부시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국토부 2차관에 올랐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시기 철도항만물류국장과 도시주택실장을 맡아 호흡을 맞춘 이력이 있다. 도로와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뒤 도시·주택 업무까지 맡으며 국토교통 분야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 온 셈이다.
◆ "함께 일하고 싶은 상사"…온화함 속 현안 해결형
31일 관가에 따르면 국토부 안팎에서는 홍 후보자의 지명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2차관으로 부임한 뒤 약 8개월간 교통·물류 분야의 주요 현안을 맡으며 업무 추진력과 조직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부 현안과 조직 사정을 이미 잘 알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무엇보다 온화하고 소탈한 성품에 대한 평가가 많다. 업무 과정에서 직원들을 몰아붙이기보다 격려하며 조직을 이끄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어 '함께 일하고 싶은 상사'라는 평을 받는다는 게 국토부 내부의 전언이다. 신중한 언행과 안정적인 조직 관리 역시 장점으로 거론된다.
온화한 이미지와 달리 현안 대응에서는 강한 추진력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2차관 재임 기간 코레일·SR 통합을 비롯해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체계 개편, 인천국제공항 주차 문제 등 이해관계가 복잡한 교통 현안을 직접 챙기며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경기도에서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의 평가도 비슷하다. 홍 후보자와 같은 실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경기도 관계자는 "업무 추진력이 좋으면서도 굉장히 차분한 스타일"이라며 "직원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았고 잘 따르는 상사라는 이미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한 이미지가 있었고 기술직 출신임에도 업무를 폭넓게 보는 편이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와 경기도의 평가를 종합하면 강하게 조직을 몰아붙이는 유형보다는 차분하게 의견을 듣고 조율하되, 방향이 정해진 사안은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스타일에 가깝다.
◆ 현장 찾고 지자체 경험까지…'실행형 관료'
현장을 중시하는 업무 방식도 홍 후보자의 특징으로 꼽힌다. 경기도에서 오랜 기간 도로·철도·주택 행정을 담당한 데 이어 국토부 2차관을 맡으면서도 사고나 현안이 발생하면 직접 현장을 찾아 상황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진주 CU 물류센터 사망사고와 쿠팡 물류센터 화재 등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현장을 찾아 사고 원인과 후속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보고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는 데 그치기보다 현장에서 문제를 직접 확인한 뒤 대책을 찾는 행정 스타일이라는 게 내부의 평가다.
이 같은 경력은 향후 국토부 장관으로서 주택공급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 후보자는 도로·철도 등 교통 분야뿐 아니라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으로 2년 넘게 근무하면서 주택공급과 도시계획 업무를 직접 총괄했다.
특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모두 경험했다는 점이 다른 관료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정부가 공급대책을 내놓더라도 실제 사업 과정에서는 지자체의 도시계획과 인허가, 교통대책 등이 맞물려야 하는 만큼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정부와의 협업 능력이 향후 주요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李 경기지사 시절 '기본주택' 실무…공공주택 확대
홍 후보자의 주택정책 성향을 가장 뚜렷하게 볼 수 있는 시기는 2020년 7월부터 2023년 1월까지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을 맡았던 때다.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시기와 겹치며, 당시 경기도의 대표 주택정책인 '기본주택'의 실무를 맡았다.
기본주택은 소득이나 자산에 관계없이 무주택자라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공공임대 대상을 중산층까지 넓히자는 구상이었다. 역세권 등 선호 입지에도 장기 공공임대를 공급해 공공주택을 취약계층 중심의 주거안전망에서 무주택자의 보편적 선택지로 확대하겠다는 취지였다.
법 개정이 뒤따르지 않아 당초 계획대로 본격화되지는 못했지만 홍 후보자는 이후에도 기본주택을 하나의 임대주택 유형으로 시범 도입하고, 취지를 통합공공임대 등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정 모델 자체보다는 공공주택의 유형과 수혜 대상을 넓히는 데 비교적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 주택·교통 함께 본다…"신도시는 교통 우선"
도로와 철도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만큼 주택공급과 교통을 함께 보는 시각도 홍 후보자의 특징이다. 단순히 공급 물량을 늘리는 것보다 교통망과 자족기능을 함께 갖춰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0년 경기도의회에서 3기 신도시를 설명하면서도 교통대책을 우선하고 자족시설과 지역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과거 신도시가 주택공급에 치우치면서 교통과 지역 수요 반영이 부족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관계기관과 지방정부 사이의 조율도 중시했다. 과천 우정병원 부지 주택사업이 이견으로 지연됐을 당시 경기도가 LH와 과천시, 사업시행자를 중재해 사업 정상화를 추진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공급 숫자뿐 아니라 교통과 사업 실행까지 함께 챙기는 접근으로 볼 수 있다.
min7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