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3일 코스피가 장 초반 1% 넘게 상승하며 6600선을 회복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해 6570선에서 강보합 마감했다. 기타법인이 1조6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를 받쳤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상승폭이 제한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76포인트(0.26%) 오 6579.48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 기관이 각각 1조1316억원, 2089억원, 2716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타법인은 1조626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1% 넘게 상승하며 6600선을 회복했다. 간밤 뉴욕증시가 반등하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8% 아래로 내려오면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 미국 8월 ADP 민간고용도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를 일부 낮췄다.
오후 들어 금융투자와 연기금 등의 매도 규모가 확대되면서 코스피는 상승폭을 빠르게 줄여 장중 하락 전환하기도 했다. 이후 장 막판 낙폭을 만회하면서 소폭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시간 일본 니케이지수와 반도체주도 약세를 나타낸 가운데 뚜렷한 추가 악재보다는 아시아 증시 약세와 기관 수급 변화가 장중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전반이 오후 2시 전후로 약세를 보였고 국내에서는 금융투자와 연기금 등의 순매도가 특징적이었다"며 "오후 1시50분 코스피 속락 과정에서 일본 니케이와 타이밍이 일치했고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의 궤적이 동일한 점도 눈에 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직 딱히 하락 재료가 뉴스로 들어온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등락이 엇갈렸다. 삼성전자(-0.20%), SK하이닉스(-1.05%), 삼성전자우(-0.75%), SK스퀘어(-0.10%), 삼성전기(-3.71%), 삼성바이오로직스(-1.60%) 등이 하락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5.18%), 현대차(1.46%), KB금융(5.20%), 삼성생명(3.06%) 등은 상승했다.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인 반면 금융과 2차전지 등은 강세를 나타냈다. 은행·보험주는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수익 개선과 재투자 채권 수익률 상승 기대가 반영됐고, 2차전지주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 기대와 최근 낙폭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됐다.
◆ 자사주가 받치는 수급…금리·유가·전쟁 부담은 여전
최근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의 자사주 매입은 지수를 지지하는 주요 수급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도 자사주 매입이 포함되는 기타법인이 1조6266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 기관은 동반 순매도하며 기타법인을 제외한 주요 투자주체가 모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자사주 매입이 수급 공백을 일정 부분 메우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수의 추가 상승을 이끌 동력이 충분한지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날은 미국 국채금리와 국제유가 상승세가 진정되는 비교적 우호적인 대외 여건에서도 코스피가 장중 1%대 상승분을 지키지 못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은 "최근 수급 및 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국내 증시가 상승 출발했지만 장 후반 이란의 쿠웨이트 미군기지 공격 소식에 매도세가 확대됐고, 외국인과 기관이 2거래일 만에 다시 양 시장에서 동반 순매도한 점도 지적했다.
실제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4.7%대 후반의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날 유가와 금리 상승세가 진정됐음에도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국내 수급 부담이 맞물리면서 지수 변동성이 이어졌다.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는 지수 전반보다 업종별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한 주 동안 15bp 이상 급등한 경우는 17차례로, 해당 기간 코스피 평균 수익률은 -1.4%였으며 지수가 상승한 경우는 23.5%에 그쳤다.
이준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채 금리의 급격한 상승은 국내 증시 전반에 단기 조정으로 작용한다"며 "금리가 지수 조정을 유도하는 상황에서는 금리 상승을 이익으로 흡수하는 업종을 가려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수 상단이 제한되는 만큼 업종·테마 중심의 차별화 장세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증시 주변자금 흐름도 지수 추격에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98조2000억원으로 일주일간 4조3700억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용잔고는 유가증권시장에서 53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500억원 증가했다. 증시 대기자금은 줄어든 반면 신용을 활용한 투자 규모는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자사주 매입에 따른 지수 방어와 추가 상승 가능성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사주 매입이 수급을 지지하고 있지만 외국인·기관의 매수세가 회복되지 않은 데다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미국 장기금리 등 대외 변수도 남아 있는 만큼 지수 반등을 추격하기보다는 수급과 대외 변수의 안정 여부를 확인하면서 업종별로 선별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 코스닥 1.71%↓…외인·기관 매도에 800선 아래로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3.77포인트(1.71%) 내린 790.21에 마감했다. 개인이 2952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77억원, 1847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알테오젠(-5.19%), 에코프로(-0.37%), 주성엔지니어링(-3.28%), 원익IPS(-4.28%), 리노공업(-0.16%), 심텍(-4.78%), HLB(-1.65%) 등이 하락했다. 에코프로비엠(0.19%)과 이오테크닉스(3.98%)는 상승했고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보합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10원 오른 1359.3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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