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설희 인턴기자=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플랫폼 '스마트디포'를 기반으로 장기지속형 의약품을 개발하는 '펩트론'이 890억원을 투입하는 오송 제2공장 건설을 본격화한다. 투자 종료일은 오는 2028년 2월15일로 잡혔지만 생산설비 설치 이후 적격성평가와 밸리데이션 등 추가 절차가 필요한 만큼 실제 상업생산 개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투자재원은 앞서 진행한 유상증자와 교환사채(EB)를 통해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제2공장 향후 투자예정액은 약 789억원으로, 유상증자 시설자금 미집행액과 EB 조달액을 합한 약 791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 GC녹십자이엠과 시공계약…제2공장 건설 본격화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펩트론은 전날 오송 제2공장 투자 종료일을 기존 2027년 6월30일에서 2028년 2월15일로 변경했다. 시공사 선정과 세부 공사·준공 일정 구체화에 따른 것으로 총 투자금액 890억원은 유지했다.
펩트론은 지난 3일 GC녹십자이엠과 제2공장 시공계약을 체결했다고도 밝혔다. 제2공장은 자체 약효지속성 플랫폼 '스마트디포(SmartDepot)'를 적용한 의약품의 글로벌 개발과 상업화를 위한 생산시설로 구축한다. 자체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향후 글로벌 파트너의 임상·상업생산 물량도 고려하고 있다.
GC녹십자이엠이 공개한 제2공장 연면적은 7408평이다. 앞서 회사가 변경 신고 과정에서 제시한 약 3만㎡와는 차이가 있다. GC녹십자이엠과의 구체적인 시공계약 금액은 계약상 비공개 사항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펩트론 관계자는 "7408평은 이번에 건설하는 제2공장 자체의 연면적"이라며 "약 3만㎡는 제2공장 건축을 위한 변경 신고 과정에서 동일 대지 내 기존 허가시설까지 함께 변경·반영하면서 기재된 행정상 기준 면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2공장은 기존 제1공장과 별도의 건물로 건설되지만 동일 대지 내 건축물이 추가되는 형태여서 행정상으로는 '증축'으로 처리된다"며 "회사는 별도의 생산시설을 새로 건설한다는 의미에서 '제2공장 신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반기말 기준 101억 집행…향후 789억 투입
펩트론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오송 제2공장 예상 투자총액은 890억원이다. 이 가운데 기투자금액은 공장 건축 11억4491만원, 생산설비 89억3558만원 등 총 100억8049만원이다. 전체 투자금액의 약 11.3% 수준이다.
향후 투자예정액은 약 789억1951만원이다. 공장 건축에 390억3129만원, 생산설비에 398억8822만원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이날 투자 기간 종료일 변경이 2028년 2월까지 연장되면서 남은 투자금도 공사 진행에 맞춰 순차 집행될 전망이다.
총투자액 890억원은 건축과 설비에 각각 445억원씩 배정돼 있다. 투자 목적은 해외 진출을 위한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급 약효지속성 의약품 전용 생산시설 건설이다.
◆ 유증·EB로 시설자금 확보…미집행액 791억
투자재원은 앞서 진행한 자금조달을 통해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펩트론은 지난 2024년 11월 유상증자를 통해 총 1383억3600만원을 조달했다. 이 가운데 650억원을 시설자금으로 배정했다. 지난 6월 말까지 시설자금으로 실제 사용한 금액은 100억8000만원으로, 공시 기준 약 549억2000만원이 아직 집행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8월에는 241억7749만원 규모의 제10회 사모 교환사채(EB)를 추가 발행했다. 해당 자금의 사용목적 역시 의약품 생산시설 투자를 위한 시설자금이다. 반기 말까지 EB 조달자금은 아직 시설투자에 사용되지 않았으며 회사는 유상증자 대금을 먼저 사용한 뒤 EB 자금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기 말 기준 유상증자 시설자금 미집행액 약 549억2000만원과 EB 조달액 약 241억7700만원을 합하면 약 790억9700만원이다. 같은 시점 제2공장 향후 투자예정액 789억2000만원과 비슷한 규모다.
다만 이는 공시된 자금사용 계획을 단순 비교한 수치다. 실제 공사비 집행 과정에서는 발행 비용이나 투자 항목 변경, 공사비 변동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회사 역시 이날 공시에서 투자 금액과 투자 기간이 공사 진행과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펩트론의 미사용 조달자금 상당 부분은 금융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미사용자금 976억4600만원의 평가금액은 986억2000만원이다. 정기예금과 파생결합사채 등으로 운용 중이다.
◆ 자체 비만약·글로벌 수요 대응…상업생산은 미정
제2공장은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에 대응하는 생산기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펩트론은 지난달 25일 스마트디포 기술을 적용한 비만치료제 'PT403'의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 승인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임상은 건강한 성인 22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다만 공시상 투자 종료일이 곧바로 상업생산 개시 시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펩트론 관계자는 "생산설비 설치 이후 실제 상업생산을 위해서는 적격성 평가와 밸리데이션 등 관련 준비 절차가 필요하다"며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상업생산 개시 시점을 확정해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회사는 일라이릴리와 지난 2024년 10월 스마트데포 플랫폼 기술평가 계약을 체결한 뒤 공동연구 및 기술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펩트론은 제2공장에 대해 특정 고객사나 단일 제품만을 위한 전용시설이 아니라 자체 파이프라인과 향후 글로벌 라이선스, 위탁개발생산(CDMO) 등 다양한 생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달 28일 IR 홈페이지 FAQ를 통해 일라이릴리로부터 조기 해지 통보를 받은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계약의 구체적인 종료 시점과 연장 여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winter100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