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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국 국방부 '명령서' 한국군 도입 검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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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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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싱턴포스트는 4성 장군들의 이견을 보도했다
  • 해군·태평양사령부 등은 중동 전개에 부동의했다
  • 한국은 작전 위험 기록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전인범 예비역 육군 중장·한국AI안보협회장
美 육해공군·해병대 참모총장·통합군사령관
제안 명령 검토하고 '동의' '부동의' 공식 기재
군사적·작전적 위험 평가, 문서화 명확한 기록
문민정책결정권자 적확한 전략결정 '강제 장치'
미군, 불편한 진실 문민당국에 정직보고 제도화
'한국형 작전 의사결정 추적 시스템' 軍구축 필요

최근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가 유출된 미 국방부 기밀 문서를 인용해 보도했을 때 언론의 초점은 미 안보 핵심부 내부의 정치적 갈등에 맞춰졌다.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해 태평양사령부(PACOM)와 유럽사령부(EUCOM), 남부사령부(SOUTHCOM)의 4성 장군들이 중동 지역 내 전력 전개와 대비 태세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견'(Non-concur)을 제출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적 이슈 뒤에는 전 세계 안보 실무자들이 깊이 생각해야 할 핵심적인 제도적 장치가 숨어 있다. 이번 갈등은 비공식 언론 유출이나 공개적인 항명이 아니라 전쟁부 장관 명령서(SWOB·Secretary of War Orders Book)라는 정형화되고 공식화된 행정 체계 내부에서 전개됐다.

안보 환경이 날로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이 행정적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유사한 제도적 도구를 도입하는 것은 국방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전인범 예비역 육군 중장·한국AI안보협회장

◆명령서와 '이견'(Non-Concur)의 본질

미 전쟁부 장관(국방부 장관) 명령서는 미 전쟁부(U.S. Department of War)가 격월로 발행하는 기밀 지침서이다. 2000년대 중반 미군의 전 세계적 전력 운용(Global Force Management) 틀 아래 공식화됐다. 이 명령서는 전 세계 미군 전력을 중앙에서 통합 관리하는 동시에 전력 재배치에 따른 작전상 위험을 민간 최고위 지휘부가 엄정하게 평가하도록 강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명령서는 단순히 문민 지도부가 하달하는 상의하달식 결정록이 아니다. 항공모함 전단과 전투 비행단, 특수작전부대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미군 자산의 현황과 가동률, 대비태세를 상세히 기록하고 평가하는 합동참모진의 협의 도구다.

전 세계 전력 운용에 관한 의사결정 수립 과정에서 각 군 참모총장과 통합군사령관들은 제안된 명령을 검토하고 공식적인 '동의'(Concur) 또는 '부동의'(Non-concur) 의견을 기재해야 한다.

군사 용어에서 부동의(Non-concur)는 공식적이고 전문적인 이의 제기를 의미한다. 이는 상급자의 명령에 불복종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문민통제 원칙이 확고한 미국적 전통에서 문민 지도자나 대통령의 합법적 명령에 대한 군의 복종은 절대적이다. 대신 부동의는 군사적·작전적 위험 평가에 대한 명확하고 문서화된 기록(Paper trail)으로 기능한다.

파파로 미 태평양사령관이 중동 지역으로의 전력 연장 배치에 대해 '부동의'를 기록한 것은 미 해군 함정과 항모를 태평양에서 다른 지역으로 차출하는 조치가 동아시아에서 억제력 유지와 본토 방어 임무에 직접적인 차질을 초래한다는 점을 공식 문서로 남긴 것이다.

이는 문민 정책 결정권자로 하여금 정비 지연과 전투원, 장비 피로도, 대비태세 악화라는 현실적 비용을 정확히 인지한 상태에서 전략적 결정을 내리도록 강제하는 장치다.

◆한국에 주는 직접적 시사점

이 보도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크게 2가지다.

첫째, 미국의 전 세계 전력 운용에 따른 트레이드오프(Trade-off)의 현실성이다. 미 해군과 공군, 방공 자산이 다른 전장에 과도하게 전개될 경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억제력은 구조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안보 기획자들은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을 관념적으로만 다뤄선 안 된다. 미군 최상급 지휘관들이 해외 중동 전개가 태평양에서의 대비태세를 약화시킨다고 공식 경고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는 한미동맹이라는 핵심 축을 굳건히 유지함과 동시에 한국군이 더욱 견고한 자주적 방위 역량을 갖춰야 함을 방증한다.

둘째, 건전하고 절차화된 이견(異見) 제출을 제도화한 군사문화의 힘이다. 전통적으로 군에서 상급자의 견해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불충이나 조직의 단합을 해치는 행위로 오인되곤 한다.

하지만 미군 시스템은 진정한 충성이란 위기 상황이 터지기 전에 대비태세의 한계와 정비 문제, 전력 누적 피로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문민 당국에 정직하게 보고하는 것임을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한국군에 유사 시스템 필요한 이유

대한민국 국군은 상당한 위협 환경 속에서 짧은 의사결정 주기를 가진 채 임무를 수행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급변하는 지역 정세 속에서 국방 관련 의사결정은 정치적 당위나 희망적 관측이 아닌 냉철하고 객관적인 작전적 위험 평가에 기반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한국군의 의사결정 구조는 위계적이고 상의하달식 성향이 강했다. 지휘일원화는 전쟁 승리의 필수 요소이지만 전문적 이의 제기를 공식 기록으로 남기는 제도가 부재할 경우 작전상 치명적인 공백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대한민국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미군의 명령서 체계를 벤치마킹해 '한국형 작전 의사결정 추적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 시스템은 3가지 핵심 요소를 포함해야 한다.

첫째, 표준화된 작전명령 등록부 구축이다. 육군과 해군, 공군, 해병대의 전력 배분, 부대 대비태세, 정비와 훈련 주기를 통합 관리하는 정기적이고 중앙집중식 문서 체계 운용이다.

둘째, 공식 '부동의(Non-Concurrence)' 절차의 명문화다. 지상작전사령관과 함대사령관, 공군작전사령관 등 주요 작전지휘관이 행정적·인사상 불이익에 대한 우려 없이 작전적 위험 평가를 공식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제도적 보장이다.

셋째, 최종 의사결정자의 책임성 강화다.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이 주요 전력 이동이나 작전적 결정에 최종 서명하기 전에 기록된 작전상 위험 요소를 공식 확인하고 승인하도록 하는 절차 확립이다.

이러한 제도의 도입은 국방조직의 진실성과 군사적 전문성을 강화하는 길이다. 군 고위 지휘관들이 기밀 유지 속에 공식적인 위험 평가를 남길 수 있는 환경이다. 문민 지도부가 명확한 현장 상황을 파악한 상태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대한민국이 더 큰 작전적 책무를 맡고 군(軍) 구조 현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군의 정직성과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은 필수적이다. 지휘계통을 존중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작전 실행의 책임을 지는 이들이 위험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명확하고 존중받는 공식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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