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하오젠빈 상하이재경대학교 디지털경제연구소 연구원 겸 중국해외진출기업협력연맹 집행이사장은 11일 한국과 중국이 차세대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고 공급망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디지털 생태계와 한국의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력을 결합해 디지털 경제 협력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취지다.
하오젠빈 연구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뉴스핌 주최로 열린 '14회 2026 아시아포럼'에서 '중국 디지털 경제 발전과 한중 협력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며 "한중 양국은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 상호보완성이 매우 강하다. 인공지능, 반도체, 자율주행 등 분야에서 협력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하오젠빈 연구원은 중국이 방대한 시장과 산업 생태계, 디지털 인프라를 갖춘 반면 한국은 반도체 첨단 제조와 핵심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개발 역량과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산업 생태계와 한국의 핵심 기술을 결합하면 양국 간 협력의 여지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는 기존 교역 관계를 넘어 공동 개발과 공급망 협력으로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국의 한국산 첨단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바탕으로 양국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고 공급망의 안정성을 함께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내 산업 생태계를 공동 구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AI 분야에서도 양국의 강점을 결합한 협력을 강조했다. 중국은 대규모 AI 응용 시장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약 6억명의 AI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한국은 AI 칩과 알고리즘, 산업별 AI 응용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오젠빈 연구원은 "양측이 협력한다면 막대한 국경 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며 "AI 대형 모델 연구개발, AI와 제조를 결합한 솔루션 구축, AI 역량 및 표준 제정 분야에서 심도 있는 협력을 추진해 전 세계 AI 기술 발전을 공동으로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디지털 경제의 성장세도 소개했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디지털 경제 규모는 59조2000억위안으로 추산됐으며 국내총생산(GDP)의 43.8%를 차지했다. 2025년 디지털 경제 핵심 산업 부가가치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5%를 넘어섰다.
AI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5년 중국의 AI 핵심 산업 규모는 1조2000억위안을 넘어섰고 관련 기업은 6000곳을 돌파했다. 중국 기업들은 다양한 AI 반도체 제품을 출시하는 등 자체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디지털 무역 분야에서는 데이터의 국경 간 이동을 위한 화이트리스트 제도와 디지털 위안화·원화 간 직접 거래를 협력 방안으로 제시했다. 전자인증과 소비자 보호 관련 규정의 상호 인정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하오젠빈 연구원은 "한중 간 공동 무역 방안을 마련해 국제 디지털 규범 논의에서 양국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콘텐츠와 친환경 산업도 협력 대상으로 꼽았다. 한국의 게임·영상 콘텐츠와 중국의 시장·창작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를 공동 개발하고 신에너지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는 중국의 산업 기반과 한국의 기술 경쟁력을 접목할 수 있다고 봤다.
인재 교류를 확대하고 양국 대학·연구기관 간 공동 연구와 인력 양성을 강화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하오젠빈 연구원은 "한중 디지털 경제 협력은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에 와 있다. 규칙 차원에서는 연계를 강화하고 디지털 무역에 관한 한중 공동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기술 차원에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핵심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고 공동으로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시장 차원에서는 개방을 확대하고 양방향 흐름을 촉진하며 세계시장을 공동으로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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