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25bp) 인상해 1.25%로 결정했다. 6월 금융정책결정회의 이후 3개월 만의 추가 금리 인상이다.
2024년 3월 이후 대체로 6개월에 한 차례였던 금리 인상 속도를 앞당긴 것으로, 국제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 등에 따른 물가 상승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BOJ는 18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인 무담보 콜 익일물 금리의 유도 목표를 1.25%로 올리기로 했다. 9명의 정책위원 가운데 7명의 찬성 다수로 결정됐다. 정책금리가 1.25%까지 오른 것은 1995년 이후 31년 만이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금리 인상 배경과 향후 금융정책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번 금리 인상에는 아사다 도이치로 심의위원과 사토 아야노 심의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아사다 위원은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를 밑돌고 있어 "경제 상황도 반드시 강하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금리 인상에 반대했다.
사토 위원 역시 경제·물가 상황이 크게 가속되고 있지 않은 만큼 "이 시점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BOJ는 지난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물가 상승 위험을 점검할 주요 요인으로 중동 정세 불안,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수요 확대, 외환시장의 엔화 약세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이번 회의에서도 같은 세 가지 요인을 거론하며 일본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뒤 추가 금리 인상의 시점과 속도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BOJ는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일시적인 변동 요인을 제외한 기조적 물가 상승률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이번 결정문에서는 기업들의 임금 인상과 제품 가격 인상이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도 높아지고 있다며 "2% 물가안정 목표를 넘어 물가가 상방으로 움직일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대외 환경도 금리 인상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의 공격이 재개되면서 국제유가 선물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AI 관련 수요가 확대되면서 일본 기업 간 거래에서도 소재와 기계류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엔화 약세 역시 BOJ가 주목하는 변수다. 일본과 미국 정부는 7월 말 달러당 164엔에 육박했던 엔화 약세를 시정하기 위해 엔화 매수 공동 시장개입에 나섰다. 이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우에다 총재와 만나 "엔화 저평가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이 단호한 시장 및 금융정책 조치를 취하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를 미국 정부가 BOJ에 금리 인상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왔다.
원유 가격 상승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중앙은행들도 금리 인상에 우호적인 통화긴축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6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년 2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FOMC 위원 상당수는 올해 추가로 1~2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10일, 6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미국과 유럽의 금리가 상승하면 일본과의 금리 차가 확대돼 엔화 약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BOJ는 이런 대외 금융 환경을 고려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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