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1일부터 미국 뉴욕을 방문해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일본의 대규모 대미 투자가 미국 경제와 고용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의 추가적인 대일 요구를 최대한 피한다는 방침이다.
일본과 미국 정상 간 공식 회담은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3월 워싱턴을 방문한 이후 처음이다.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에는 양국 정상이 약 5분간 짧게 대화를 나눈 데 그쳤다.
이번 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해 일본이 추진하기로 한 5500억달러(약 763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주요 성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일본 기업들과 함께 미국 내 석유 관련 인프라와 인공지능(AI)용 발전 설비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미국 내 고용 창출 효과를 강조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AI와 반도체 등 전략산업 17개 분야에 민관 합동으로 370조엔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다카이치 정권은 이 같은 투자가 미국 내 신규 사업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회담에서 미국 측이 일본에 추가적인 부담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동맹국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3.5% 수준까지 국방비를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일본의 방위비 증액과 주일미군 주둔 경비 부담 확대 등이 논의될 수 있다.
일본은 연말 안보 관련 3개 문서 개정을 앞두고 있어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방위비 규모를 제시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대미 투자에 따른 미국 경제 기여와 방위력 강화 방침을 설명하면서 미국의 추가적인 비용 부담 요구를 억제한다는 구상이다.
국제형사재판소(ICC) 아카네 토모코 소장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 문제도 잠재적인 쟁점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제재 철회를 직접 요구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일본 정부는 이를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다루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24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개최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미국과 중국이 AI 국제 규범과 희토류 수출 규제 등을 둘러싸고 협상에 나설 경우 일본의 산업과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한 발 앞선 회담을 통해 미국의 대중국 정책과 미·중 협상 방향을 파악하는 한편, 이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사전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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