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승우 기자 = 글로벌 스마트폰 부품 시장에서 성장해 온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3분기 실적이 엇갈릴 전망이다. 원화 강세라는 공통 변수에 노출됐지만 인공지능(AI) 서버용 부품 등 고부가 제품 비중에 따라 실적 방어력에서 차이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LG이노텍은 여전히 카메라모듈 중심의 매출 구조로 환율과 주요 고객사 신제품 출하 시기에 실적 변동성이 큰 반면,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고부가 부품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스마트폰 부품에서 출발한 두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속도가 실적 차이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 비싼 원가·낮아진 판매가...LG이노텍 실적에 타격
27일 부품 업계와 메리츠증권 등 증권가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LG이노텍은 당초 전망보다 저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3분기 매출로 5조7003억원, 영업이익으로 1501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2%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26.3% 감소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의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이유로 환율을 꼽고 있다. LG이노텍 매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카메라모듈 사업은 원재료 매입과 완성품 출하 사이 시차로 인해 단기 환율 변동에 민감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 초 최고 1559원까지 치솟았다가 23일 기준 1350원까지 낮아졌다. 원재료 매입 원가는 고환율 구간에, 완성품 출하 가격은 최근 낮아진 환율 구간에 있다.
LG이노텍과 같이 해외 매출이 95% 이상인 수출 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업계에서는 환율 100원이 떨어질 때마다 연간 매출 1조원 가까이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행히 카메라모듈 시장에서 LG이노텍이 존재감이 약해지는 것은 아니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시장 우려와 달리 점유율과 평균판매단가에는 변화는 크지 않다"며 "구조적 경쟁력 약화보다는 환율과 매출 상당수를 의존하는 아이폰 신제품 등 출하 지연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 AI용 MLCC·기판으로 환율 변동 버틴 삼성전기
역시 해외 매출 95% 이상인 삼성전기는 오히려 예상치보다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KB증권 등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3분기 매출로 3조8300억원, 영업이익으로 약 660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3%, 154% 증가한 실적이다. 기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4700억원과 비교하면 1900억원 가량 초과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차이는 AX 속도에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기는 AI 관련 시장에서 LG이노텍 대비 앞서있다. AI 서버 수요가 능가하며 MLCC 사업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MLCC는 전자회로에서 전력 공급을 안정시키고, 부품간 신호 간섭을 줄이는 부품이다.
특히 고부가 영역에 있는 AI 서버용 MLCC는 삼성전기가 글로벌 점유율 약 40%을 차지하고 있는데, 글로벌 1위인 일본 무라타의 약 45%에 근접한 수준이다. 최근 4개월간 AI서버용 MLCC 장기 공급 계약 누적 규모는 3조3200억원에 달했고, 7000억원 안팎의 추가 계약을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AI용 MLCC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가격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최근 경쟁사에서도 범용 MLCC 제품을 단종하고 AI용 제품에 집중하는 등 AI용 고부가제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삼성전기는 이미 고부가 MLCC 시장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AI가속기용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사업 상업화 시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삼성전기는 삼성전기가 2021년 1조9000억원 규모 시설 투자를 단행한 뒤 2022년 10월 국내 최초로 양산에 돌입했다. 반도체기판 사업을 수행하는 패키지솔루션 부문의 매출 기여도는 22% 수준이다.
LG이노텍은 2021년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후발주자다. 지난 9일 KPCA쇼 2026에서 처음 공개한 대면적(한 변 100㎜ 초과) AI가속기용 FC-BGA의 양산 목표는 2027년으로, 아직 매출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패키지솔루션 부문의 매출 기여도는 약 8.5% 수준이고, 카메라모듈 사업이 속한 광학솔루션 부문은 전체의 82.5%를 차지한다.
raul164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