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영덕군 강구항 앞 해상을 가로지르는 '강구해상대교'가 22일 오전 10시 본격 개통됐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일각에서는 "지역 발전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 같은 반응은 '강구해상대교'의 남쪽 지역인 오포마을과 건너편인 강구항 지역에서 동시에 감지됐다. 다리로 연결된 양쪽 지역 주민 모두 달갑지 않다는 분위기이다.
첫 개통일인 22일 오전 10시. 개통이 개시되자 해상교에 차량들이 드문드문 주행한다. 인도에는 처음 개통한 해상대교를 도보로 건너는 사람들의 발길이 보인다.
"쓸데없는 다리시더. 강구항으로 가는 이동시간이 예전보다는 짧아졌지만 지역 발전에는 오히려 걸림돌이시더."
오포마을 '해상대교' 입구에 서서 드문드문 오가는 차량을 바라보고 있던 A(82) 씨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을 잇는다.
"사람도 없고, 마을에 아무런 볼거리도 관광자원도 없는데… 다리만 놓으면 무슨 소용이 있니껴. 마을 앞에 광장은 크게 만들어 놓고 공중화장실 하나도 없는데… 수협이 이쪽으로 옮겨온다고 하는데 언제 올지도 모르고. 다리가 중요한 게 아니고 오포 마을이 커지려면 온다는 수협이 빨리 와야 하니더."
A 씨는 "강구항으로 오는 차량들의 분산 효과와 이동 시간을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오히려 삼사공원 쪽에서 정체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오포 마을 앞에 해상대교가 위치해 마을 정주 환경이 크게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주민 B(여, 78) 씨는 "포항-영덕고속도로가 생기면서 그냥 지나치는데… 차라리 다리를 놓으려면 7번 국도에서 연결하든지 했으면 사람들이 들어올 텐데…"라고 아쉬워 했다.
오포마을 주민들은 당초 현 위치가 아닌 바다 쪽으로 더 나간 지점에 교량을 설치할 것을 요구했으나 공사비 등의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포 마을 건너편인 강구대게거리 지역 주민들도 '강구해상대교'가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강구항 내 전통시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신설된 '강구항해상대교'가 강구항 전면의 바다 경관을 훼손했다고 입을 모은다.
주민 C(여, 70) 씨는 "해상대교가 확 트인 강구항 앞 바다전망을 다 망쳐 놨다"며 "강구항에서 바라보이는 바다 경관이 없어져 버렸다"고 아쉬움을 표출했다.
또 다른 주민 D(여, 71) 씨는 "다리 놓는다고 해파랑공원과 주차장을 잠식했다"며 "해상대교 진입도로 건설하면서 주차장이 대폭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한 택시기사는 "차라리 출렁다리를 건설했으면 강구항의 명물이 될 수 있었을 텐데… 교통 분산 목적이 있다지만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부터 강구항을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줄어든 상황인데, 교통량 분산보다는 해상 출렁다리와 같은 관광용 교량을 건설했으면 지역 발전에 훨씬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해상대교 개통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강구시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대게철이나 축제 때면 기존의 다리가 정체돼 큰 혼란을 겪는다"며 "이번 해상대교 개통으로 교통이 분산되고 삼사공원 쪽에서도 쉽게 강구항으로 들어올 수 있어 접근성이 크게 좋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주민 E(76) 씨는 "해상대교가 개통되면서 오포리 주민들이나 강구항 주민들의 이동 시간과 거리가 많이 줄어들었다"며 "오는 12월경 형성되는 대게철이 되면 해상대교의 진가가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엇갈린 반응 속에 올 12월부터 본격화되는 대게철에 이어 강구항과 해파랑광장 일원에서 펼쳐지는 '영덕대게축제' 등 다중의 외부 인구 유입 과정을 거치면서 '강구해상대교'에 대한 평가와 함께 지역민들의 기대와 우려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2일 첫 개통된 '강구해상대교'는 강구면 강구 4리와 삼사리를 잇는 총연장 1.5km, 폭 13m의 왕복 2차로의 해상 교량으로, 이 가운데 해상 구간은 527m이다.
지난 2021년 11월 착공해 4년 6개월 만에 준공, 개통됐다. 사업비는 516억원이 투입됐다.
해상대교 개통으로 영덕 해파랑공원에서 삼사해상공원까지 이동 거리는 기존 3.6km에서 2.6km로 줄고 이동 시간도 약 12분에서 5분으로 단축된다.
영덕군은 '강구해상대교'가 국지도 20호선 해안 단절 구간 연결과 함께 강구항 일원의 교통량 분산과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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