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하영 기자 =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가운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두고 한·미 정부의 입장이 엇갈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알래스카 LNG 투자가 결정됐다고 밝힌 반면, 한국 정부는 상업성을 따져본 뒤 투자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 대상으로 텍사스 가스발전과 대형 원전 8기, 알래스카 LNG 사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규모가 약 500억달러(한화 약 68조원)라고 밝혔다.
반면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해 아직 '검토 착수' 단계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백브리핑에서도 사업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비쳤다.
김 장관은 당시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우리 입장에서 할 타당성이 없다"며 "상업적 합리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고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적 이익이 있어도 상업적 합리성이 없으면 안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이 공개한 팩트시트에도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 및 국내법적 요건의 충족을 조건으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명시돼 있다. 투자를 즉시 확정한 것이 아니라 사업성을 추가로 확인한 뒤 최종 추진 여부를 판단한다는 의미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알래스카 북부 유·가스전에서 남부 앵커리지와 니키스키(Nikiski)까지 약 1300킬로미터(km)의 가스배관을 깔아 LNG를 수출하는 프로젝트다. 1단계로 2029년까지 북부에서 앵커리지까지 배관을 건설해 앵커리지에 연간 약 230만톤(t)의 내수용 가스를 공급하고, 2단계로 앵커리지 인근 니키스키에 액화플랜트 등 LNG 터미널을 지어 2032년부터 수출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한국 정부가 추진을 확정한 사업은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다. 총 223억달러를 투입해 6472메가와트(MW) 규모의 발전설비를 짓고, 인근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사업이다.
한·미 원전 프로젝트도 곧바로 개별 원전 건설에 들어가는 단계는 아니다. 양국은 한국형 APR1400 2기와 웨스팅하우스 AP1000 6기 등 대형 원전 8기 건설을 위한 포괄적 협력체계를 마련한 상태다.
알래스카 LNG는 이들 사업보다 한 단계 앞선 사업성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미국은 사업이 추진될 경우 한국 기업과 공급업체의 참여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경제성이 확보되는 가격으로 LNG 구매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한국이 알래스카 LNG에 우선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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