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크래프톤이 4년간 개발해 온 '펍지(PUBG): 블랙버짓'의 개발을 중단하며 펍지 신작의 선별 기준을 한층 높이고 있다. 펍지 지식재산권(IP)의 장르 확장은 계속하되 테스트 과정에서 완성도와 경쟁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프로젝트는 출시를 강행하지 않겠다는 기조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블랙버짓 제작진은 지난 1일 스팀(Steam)을 통해 게임 개발 종료를 공식 발표했다.
제작진은 "프로젝트의 개발 현황과 향후 방향을 검토한 결과 현재 개발 방향으로는 플레이어 여러분이 오랫동안 만족하며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개발 및 테스트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프로젝트에서도 새로운 게임플레이 경험을 선보이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블랙버짓은 지난 2022년 2월 크래프톤 실적 발표에서 처음 공개됐다. 기존 배틀로얄 장르인 배틀그라운드의 세계관을 활용해 임무 수행과 탈출을 핵심으로 하는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로 개발됐다. 펍지 IP를 새로운 장르로 확장하는 대표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당초 2024년 말 출시를 목표로 했지만 일정이 연기됐고 지난해와 올해 클로즈 알파테스트를 거쳤다. 그러나 최초 공개 후 약 4년, 당초 출시 목표 시점으로부터 약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정식 출시 없이 개발이 종료됐다.
이번 결정은 크래프톤이 최근 강조해 온 개발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지난 2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펍지 IP 확장 전략과 관련해 "단순히 라인업을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테스트를 통해 핵심 목표를 검증하고 완성도를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출시작에 대해서도 비슷한 판단이 이어지고 있다. 펍지 IP를 활용한 탑다운 전략 슈팅 게임 'PUBG: 블라인드 스팟'은 지난 2월 얼리 액세스로 출시됐지만 약 두 달 만에 서비스 종료가 결정됐다.
당시 제작진은 "얼리 액세스 서비스를 통해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블랙버짓은 정식 출시 이전, 블라인드 스팟은 얼리 액세스 이후라는 차이가 있지만 테스트와 이용자 반응 등을 통해 목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한 프로젝트를 장기간 끌고 가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고 펍지 IP 확장 자체가 축소되는 것은 아니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을 통해 매 플레이마다 구성이 달라지는 로그라이크 장르의 'PUBG: 데드넷'을 공개하는 등 장르와 플랫폼 확장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결국 펍지 IP를 활용한 신작 수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개발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완성도와 시장 경쟁력을 입증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블랙버짓 개발 인력의 향후 배치나 프로젝트 전환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블랙버짓은 펍지 암스테르담 스튜디오가 개발을 주도하고 서울 스튜디오가 협업해 왔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이제 개발 중단에 대한 발표가 이뤄진 상황으로 현재 추가로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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