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전날 7%대 폭락한 국내 증시가 미국 반도체주 낙폭 축소와 과매도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스피가 최근 7거래일 동안 20% 넘게 하락한 만큼 단기적인 가격 되돌림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신용 레버리지 청산과 인공지능(AI) 기업들의 투자 수익성 우려가 남아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국내 증시가 미국 반도체주 낙폭 축소와 코스피 야간선물 강세 등을 바탕으로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연구원은 "금일에는 젠슨황 발언에 따른 미국 반도체주 낙폭 축소, 코스피 야간선물 3.9%대 강세 속 역대급 과매도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 등으로 반등을 시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전날 국내 증시는 미국 인플레이션 불확실성과 AI 투자 수익성 논란, 앤스로픽 실적에 대한 실망감 등이 겹치면서 급락했다. 외국인의 연속 순매도가 하락 압력을 키운 가운데 장중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코스피는 7.6%, 코스닥은 7.7% 각각 하락했다.
반면 간밤 미국 증시는 장 초반 약세를 딛고 주요 지수가 반등했다.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6.3%로 시장 예상치인 5.3%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됐지만,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의 완화적인 발언과 AI 관련주의 낙폭 축소가 증시 반등을 뒷받침했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의 재무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관련 종목들의 주가 불안이 일부 진정됐다. 코어위브는 6.0% 상승했고 마이크론도 1.9%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3%, 0.1%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9% 하락했지만 장중 낙폭을 줄였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0%대로 내려온 점도 시장의 부담을 덜어준 요인으로 제시됐다. 한 연구원은 최근 증시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거시경제 지표보다 기업 실적과 펀더멘털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예상보다 높은 PPI에도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확률은 28%대로 발표 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최근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에 주목했다. 코스피는 최근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누적 하락률이 20.8%에 달했다. 이는 2005년 이후 같은 기간 누적 하락률 기준 세 번째로 큰 낙폭이다.
한 연구원은 "이번 7거래일 연속 급락은 역사상 이례적인 현상이며, 이 기간 누적하락률은 -20.8%로 2005년 이후 역대 3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추가 하락 위험 대비 기술적 되돌림의 기대값이 크게 높아진 구간이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은 과거 7거래일간 낙폭이 컸던 사례에서도 급락 이후 단기 반등이 나타났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커졌더라도 추가 하락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신용거래에 따른 레버리지 청산과 투자자들의 투매 등 수급·심리적 요인으로 추가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과 투자 수익성 논란 역시 시장이 해소해야 할 불확실성으로 꼽았다.
키움증권은 현재의 기업 이익 전망이 유지되고 구조적인 수익성 훼손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코스피 5100선을 저점권으로 제시했다.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이익배율(PER)은 4.24배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시장이 높은 이익 추정치를 온전히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연구원은 이익 추정치 변화에 민감한 주가순이익배율(PER) 대신 주가순자산배율(PBR)을 기준으로 지수 하단을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이를 바탕으로 선행 PBR 1.0배에 해당하는 코스피 5100선을 기본적인 하단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향후 시장의 방향을 가를 변수로는 10월 예정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지목됐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2027~2028년 이후 이익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어 실적 발표를 통한 수익성 확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 연구원은 "코스피 5100선에서는 추가 하락 위험에 베팅하기보다는 3분기 실적시즌을 통해 이익 신뢰성 회복, AI주 불안 완화 여부를 확인해 가면서 최근 급락분을 만회해 나가는 쪽에 무게를 두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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