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뉴욕 증시의 주가지수 선물이 16일(현지시간)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막대한 투자와 부채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술주가 다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테슬라의 차세대 전기차 공개가 일부 종목의 상승을 이끌고 있지만,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동부시간 오전 8시 15분(한국 시간 오후 9시 15분)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선물은 3.00포인트(0.01%)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도 10.25포인트(0.13%) 올랐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 선물은 37.50포인트(0.12%) 하락했다.
이번 주 뉴욕 증시는 AI 관련주의 급락과 미국 대형 은행들의 엇갈린 실적,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맞물리면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S&P500지수는 이번 주 들어 0.9%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2.4% 떨어졌다. 반면 다우지수는 주간 상승을 기록할 가능성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주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반에크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SMH는 개장 전 거래에서 1% 가까이 하락했다. SMH는 이번 주 들어 7.4% 떨어진 상태다.
◆ 코어위브 4%대 하락…AI 데이터센터 부채 부담에 투자심리 위축
AI 관련주들은 이번 주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비디아의 투자를 받은 AI 클라우드 인프라업체 ▲코어위브(CRWV)는 개장 전 거래에서 4.7% 하락했다.
전날 코어위브 주가는 막대한 부채 부담에 대한 우려로 급락했다가 상승 마감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 조달 부담이 지속되면서 다시 매도 압력을 받고 있다.
다른 네오클라우드 기업인 ▲네비우스그룹(NBIS)과 ▲아이렌(IREN)도 각각 2~3% 하락했다.
반도체 관련주도 약세를 보였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MU)는 2% 가까이 하락했고, ▲브로드컴(AVGO)은 0.6% 떨어졌다. ▲AMD(AMD)와 ▲샌디스크(SNDK)도 1~2% 하락하면서 반도체 업종 전반에 부담을 줬다.
최근 AI 관련주가 급락하는 배경에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에 비해 실제 수익 창출이 충분히 빠르게 늘어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자리 잡고 있다.
AI 공급망 전반에 투자 자금이 몰리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올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은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지난주까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이 부채를 상환할 수 있을 만큼 빠르게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향후 차입 비용이 높아질 가능성이 이러한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말버러의 제임스 애시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극도로 낙관적인 투자 전망과 매우 긍정적인 실제 성과가 맞물렸는데도 주가가 하락한다면, 이는 너무 많은 투자자가 한꺼번에 몰려 있다는 기술적 신호"라고 말했다.
AI 관련주의 매도세는 전날 헬스케어 등 방어적 업종으로의 자금 이동을 촉발했다. 이에 힘입어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소폭 상승 마감했다.
◆ "AI 기업 상장하면 불안 완화"…비상장 시장 정보 부족 지적
시장에서는 AI 산업의 성장 전망 자체보다 기업들의 실제 수익성과 투자 규모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노터블캐피털의 제프 리처즈 매니징 파트너는 전날 CNBC의 '클로징 벨'에 출연해 "지난 6~12개월 동안 AI와 기술 업종 전반에서 겪었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너무나 많은 일이 비상장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앤스로픽과 오픈AI 등 주요 AI 기업들이 증시에 상장하면 투자자들의 우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처즈는 "2027년 동안 애널리스트들의 분석과 핵심 경영지표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시장에 공개되면 이러한 우려의 상당 부분이 완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AI 관련 기업들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매출과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지, 막대한 데이터센터 투자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지를 확인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 테슬라 3%대 상승…스페이스X와 개발한 차세대 로드스터 공개
반면 전기차업체 ▲테슬라(TSLA)는 차세대 로드스터 공개 소식에 개장 전 거래에서 3% 넘게 상승했다.
테슬라는 스페이스X와 협력해 개발한 로켓 방식의 추진 장치를 탑재한 새로운 로드스터를 공개했다.
회사는 차세대 로드스터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6.6㎞)까지 가속하는 데 1초도 걸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차량은 2028년이 돼야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스페이스X(SPCX) 주가도 개장 전 거래에서 1%가량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테슬라의 차세대 차량 공개가 최근 기술주 전반의 약세 속에서도 개별 종목의 상승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 국제유가 상승에 물가 부담 지속…연준 금리 동결 확률 85%
투자자들은 국제유가와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을 주시하고 있다.
이날 국제유가는 장 초반 하락세에서 벗어나 상승세로 돌아섰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이어지면서 에너지 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기업의 생산·운송 비용과 소비자의 에너지 부담을 높여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 특히 물가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술주를 비롯한 위험자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주 발표된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6.3% 상승해 2022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앞서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커진 영향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행사에서 미국 경제가 여전히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AI가 주도하는 투자 호황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AI 관련 투자 지출의 급증이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시 의장은 연말 이전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신호를 내놓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를 연준이 이달 말 통화정책을 동결할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오는 27~2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약 85%로 반영하고 있다.
◆ 트래블러스 호실적에도 4% 하락…배로니스는 인수 소식에 상승
개별 종목 가운데 미국 보험 대기업 ▲트래블러스(TRV)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개장 전 거래에서 4% 넘게 하락했다.
트래블러스의 3분기 핵심 주당순이익은 9.18달러, 매출액은 124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는 주당순이익 7.42달러, 매출액 113억8000만달러였다.
데이터 보안업체 ▲배로니스시스템스(VRNS)는 인수합병 소식에 2.6% 상승했다.
사모펀드 토마브라보가 소유한 프루프포인트(Proofpoint)가 배로니스시스템스를 63억달러 규모의 전액 현금 거래로 인수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AI 관련주의 급락이 단기적인 차익실현에 그칠지, 아니면 대규모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 기업들의 부채 부담과 실제 수익 창출 능력,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연준의 금리 정책이 향후 기술주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