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중국 A주 시장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자산 투자에 대해 대체로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기술 기업이 글로벌 자본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중국 증시에서 우수 기업을 발굴해 시장 평균을 웃도는 수익을 낼 기회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여전해 해외자금 유입이 본격적으로 확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24일 스위스 투자은행 UBS 관계자들을 인용해 올해 들어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자산 비중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UBS 글로벌 금융시장부 중국 책임자인 팡둥밍은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국 시장은 알파(Alpha)가 강하지만 베타(Beta)는 아직 상승 여지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알파는 개별 종목 선택이나 적극적인 투자 전략을 통해 시장 평균을 웃도는 초과 수익을 얻는 것을 뜻한다. 베타는 시장 전체의 상승에 따라 얻는 수익을 의미한다. 즉 중국 시장에는 시장 평균보다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우량 기업이 적지 않지만, 증시 전반의 상승 잠재력은 아직 충분히 발휘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중국 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 비중이 경제 규모에 비해 낮다는 지적도 나왔다. 팡 책임자는 한국과 대만 증시의 강세로 올해 신흥시장 투자에서 두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중국 본토를 앞질렀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자산 배분 비중이 더 높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을 신흥시장에 포함하기보다 미국처럼 독립적인 투자시장으로 분류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자금의 추가 유입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UBS 추산에 따르면 해외자금이 중국 A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이며, 유통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8~9% 수준이다. 해외 투자자는 장기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국부펀드와 공모펀드 등 투자형 자금, 단기 매매를 주로 하는 헤지펀드와 퀀트펀드 등 거래형 자금으로 나뉜다. 양측의 비중은 대체로 절반씩이다. 단기 매매 자금도 종목을 바꿔가며 중국 시장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은 특히 AI와 반도체 등 기술주에 집중되고 있다. 팡 책임자는 해외 투자자들의 기술주 거래량과 보유 규모가 전통산업 주식의 3배를 웃돈다고 밝혔다.
UBS 아시아·태평양 지역 회장 겸 글로벌 자산관리 공동 책임자인 콘리보도 최근 금융가포럼에서 중국 기업의 기술력뿐 아니라 엔지니어링 역량과 비용 경쟁력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 기회는 AI 모델에만 국한되지 않고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설비, 소프트웨어 서비스, 산업별 특화 솔루션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투자 매력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을 실제 수요와 안정적인 현금흐름, 대규모 사업화로 연결할 수 있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유망하다는 게 UBS의 판단이다.
해외자금의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 2016년 상하이·선전·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제도인 후강퉁·선강퉁이 도입되고, 2017년 중국 A주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와 세계지수에 편입되면서 해외 투자자의 거래 비용이 낮아졌다. 이후 퀀트펀드 등 거래형 자금의 비중이 커지는 추세다.
해외자금 유입을 확대하려면 중국 당국과 기업의 노력도 필요하다. 시장 진입 규제를 개선하고 기업 지배구조를 국제 기준에 맞추는 한편, 기업들은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와 영문 자료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시장과 정책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이해를 돕는 정보 제공도 중요하다.
다만 이러한 개선책만으로 해외자금 유입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위험 선호와 지정학적 환경 등 외부 변수도 중국 자산의 투자 매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