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김하영 기자 = 정부가 호남반도체를 급하게 추진하면서 발생한 부실한 행정이 26일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또 정부가 원가가 저렴한 원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재생에너지 확대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로 인해 한국전력공사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이에 대한 정부의 부실한 대책도 따끔한 지적이 이어졌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소속기관에 대해 종합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 호남반도체에 변압기 우선 투입…대구·거제·여수·부산 등 5곳 준공 지연
우선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산단 전력공급 1단계 공사를 앞당기기 위해 다른 지역 변전소에 들어갈 변압기를 빼 쓰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대구국가산단,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여수국가산단, 부산항, 부산신항 등 5곳의 변전소의 준공이 최대 2년씩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그림 참고).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호남 반도체 산단 전력공급 1년을 앞당기겠다고 한 비결이 결국 다른 지방 산단에 갈 변압기를 빼 오는 것이었다"며 "호남반도체 전력 공급시기 단축을 위해 이미 수년씩 늦어진 지방 산단 전력망을 또 뒤로 미루는 것은 다른 지방은 지역 균형발전 대상에서 아예 배제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력망은 기업이 투자를 결정하는 전제 조건인데, 정부가 이미 약속한 전력공급 일정을 뒤집으면 지방에 어느 기업이 믿고 투자하겠느냐"면서 "변전소 자재 전용을 즉각 중단하고, 해당 지자체와 업계 의견부터 수렴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해당 내용을 처음 봤다. 다른 지역의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살펴보겠다"면서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별도로 보고드리겠다"고 답했다.
◆ 원전 계속운전 4년간 늑장심사…원전 4기 가동중단
원자력발전소의 계속운전 심사가 최대 4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원전 재가동 지연에 따른 전력수급 부담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10년 계속 연장 승인을 받는데 48개월이 지났다"면서 "그러면 나머지 6년 쓰자고 하는 거냐"며 늑장심사를 지적했다.
이어 "원전 건설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 절차에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김성환 장관은 "계속운전 허가 문제는 원안위 소관이고, 그 법적 절차에 따라서 최대한 빨리 될 수 있도록 관련국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원전 공론화로 인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들의 찬성 여론이 80% 넘는 신규원전 건설에 대해서 장관님은 예고도 없이 갑자기 3개월간 공론화를 한다"면서 "이로 인해서 12차 전기본도 3개월 이상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전기본위원회에서 그냥 결정하면 되는데 굳이 이렇게 공론화를 해서 지연할 필요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결론은 뻔해 보이는데, 장관님이 탈원전주의자들에게 보여주기식인지 아니면 이재명 정권의 메가프로젝트 전격전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러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성환 장관은 "그(11차 전기본) 과정에서 너무 편의적으로 한 것 아니냐, 졸속으로 한 것 아니냐 이런 비판도 있었다"면서 "12차 전기본은 국민의 의견을 좀 더 디테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어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하게 됐다"고 답했다.
◆ 산업용 지역요금제, 한전·발전사에 부담 떠넘겨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산업용 지역요금제'가 발전사와 한전에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지역별 전력 도매가격제 도입으로 비수도권 민간 발전사 17곳의 연간 수익이 총 66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비수도권 발전사 전체의 연간 수익 감소 예상액인 약 1조원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민간 발전사 한 곳당 평균 390억원의 수익이 줄어드는 셈이다.
전기요금 할인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이 문제로 지적됐다. 한전은 지역별 산업용 전기요금 할인에 연간 약 2조8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비수도권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구매하는 도매가격을 낮춰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분석 결과 비수도권 발전사 전체의 수익 감소 규모는 연간 약 1조원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민간 발전사 17곳에서만 6600억원의 수익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박 의원은 "지방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그 재원을 송전망을 제때 깔지 못한 정부와 한전이 아니라 이미 투자를 마친 민간 발전사에 떠넘기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원전 홀대에 한전 수익성 악화…사채한도 5배→2배 축소 '보류'
재생에너지의 가파른 확대로 인해 한전의 수익성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전의 원가회수율은 78.1%이고, 연결부채가 211조 7000억원, 반기 이자만 2조 1000억원이 나갔고 영업이익의 42%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앞으로 15년간 72조 8000억원 송·변전 투자의 76%가 2028년 이후에 집행되고 2027년에서 2029년 자구노력 3조 5000억원 중에 자산 매각은 354억원뿐"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올해 1분기 사채 약 70조7000억원은 2배 한도 약 48조8000억원을 22조원이나 초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승인 권한을 가진 기후부가 초과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면서 "한전법을 개정해서 기간을 연장할 것인지, 아니면 투자 시기를 조정할 것이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성환 장관은 "아무래도 2027년까지 사체 한도를 2배로 줄이는 것은 올해 중동전쟁만 없었으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중동전쟁 영향 등 때문에 한전의 이익 규모가 좀 줄어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것은 지금까지 마른 수건 쥐어짜기를 역대 정부에서 계속해 왔기 때문에 더 짤 것도 없다"면서 "이 부분은 명심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요금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재정 지원을 할 것인지, 자구노력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이런 재원 마련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보고드리겠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