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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사 앤스로픽이 26일(현지시간) 미국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지난 6월 비공개 제출에 이은 공개 제출이다. 신고서에는 앤스로픽의 매출과 손익, AI 연산 비용 약정 등이 담겼다. AI 업계의 차입 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제출된 만큼 투자자들은 연산 비용 부담을 비롯한 신고서 내용 전반을 면밀히 따져볼 것으로 전망된다.
신고서에서 구체적으로 눈여겨볼 대목은 4가지다. 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매출이 급증하면서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이 줄었다는 점이다. 반면 연산 비용 상당 부분은 10년간 6000억달러를 넘는 장기 약정으로 정해져 있다. 또 상장 후에도 창업자들이 의결권 과반을 유지한다. 오픈AI 등과의 경쟁 속에서 기업 시장 우위를 지킬지도 관심사다. 다음은 로이터통신이 증권신고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한 4가지 사안이다.
◆매출 급증 속 손실 축소
앤스로픽 매출의 중심은 AI 모델 '클로드'를 쓰는 기업 고객이다. 앤스로픽은 창업 초기부터 코딩 작업에 맞춰 모델을 학습시킨 덕분에 기업 고객을 꾸준히 확보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 매출의 과반은 기업 고객이 모델로 처리한 정보량을 토큰 단위로 계산해 요금을 받는 사용량 기반 매출이다. 프로·맥스 등 유료 요금제 이용료도 매출원이다. 클로드는 앤스로픽의 대화형 AI 서비스와 코딩 에이전트, 기업용 AI 에이전트 '클로드코워크' 등의 기반 모델로 쓰인다.
앤스로픽 매출은 기업 고객 확대 덕에 급증했다. 매출은 2023년 4100만달러에서 2024년 3억8600만달러, 2025년 45억9000만달러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2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11억6000만달러의 14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비용이 5배로 늘었지만 매출 급증세가 비용 증가분을 상쇄했다. 수년간 불어나던 영업손실은 6억9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21억4000만달러보다 줄었다.
◆연산 약정 6000억달러
앤스로픽의 최대 지출 항목은 연산 비용이다. 아마존웹서비스·구글 클라우드 등에 내는 클라우드 이용료와 데이터센터 시설·임차 비용, 장비 리스료, 전력 요금이 연산 관련 비용이다. 지난 3년간 연산·인프라 비용은 매출액(같은 기간 합계액)를 크게 웃돌았다. 앤스로픽은 앞으로 쓸 연산 자원도 장기 약정으로 확보했다. 협력사 약 8곳과 10년간 6000억달러대 지출 약정을 맺은 것으로 보고됐다. AI 인프라 약정으로는 최대 규모다.
연산 비용 약정 가운데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 지급할 클라우드 이용료만 수천억달러다. 앤스로픽은 향후 7~10년간 아마존에 최소 1100억달러, 구글에 약 1145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에 449억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앤스로픽은 약정 상당 부분이 해지할 수 없거나 사용량과 관계없이 대금을 내야 하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존과 구글은 앤스로픽의 클라우드 공급사인 동시에 주요 주주다. 아마존은 앤스로픽에 최소 130억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최대 20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구글도 최대 400억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두 회사가 투자 대상인 앤스로픽으로부터 클라우드 이용료를 다시 받는 방식은 AI 업계에서 주를 이뤄 온 이른바 '순환금융'에 해당한다. 다만 앤스로픽이 두 회사에 지급할 이용료는 두 회사의 투자 규모를 크게 웃돈다.
◆창업자 중심 경영권
앤스로픽은 상장 뒤에도 창업자들과 독립 신탁인 LTBT(장기이익신탁)가 경영권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LTBT는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는 앤스로픽 고유의 '클래스T 이사'를 선임한다. 투자자들의 경영 감시와 일반 주주 영향력이 제한될 수 있다. 앤스로픽은 PBC(공익목적영리법인) 형태도 유지해 투자자 이익이라는 영리 목적과 인류에 이로운 AI 개발이라는 공익 목적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법적 의무를 진다.
창업자들은 정관상 클래스F로 분류된 특별 주식 1주로 의결권 과반을 확보한다. 클래스F 주식은 일부 이사 선임과 주주 표결 안건에서 전체 의결권의 50.1%를 갖는다. 의결권 행사 방향은 공동 창업자 7명의 다수결로 정해진다. 앤스로픽은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와 대니엘라 아모데이 사장 겸 이사회 의장 남매 등 오픈AI 출신 연구원들이 세웠다. 앤스로픽은 AI 위험을 줄이려면 오히려 통제권과 자본을 소수에게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업 시장 경쟁
앤스로픽의 직접적인 경쟁사는 챗GPT 개발사 오픈AI다. 오픈AI는 2022년 챗GPT를 출시해 전 세계에 AI 도입·개발 경쟁의 불을 붙인 회사다. 현재는 기업 시장에서 앤스로픽을 뒤따라 개발자와 기업 고객용 제품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오픈AI의 기업 시장 공략은 앤스로픽 매출의 과반을 차지하는 사용량 기반 매출과 직결된다. 기업 고객이 사용량을 경쟁사로 옮기면 앤스로픽 매출도 곧바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앤스로픽은 기업 고객의 AI 지출에서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법인카드·지출관리 업체 램프의 고객사 결제 자료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지난 11일까지 일주일간 AI 토큰 지출의 60%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스페이스X와 구글, 메타도 모델 개발과 데이터센터, AI 전용 칩에 수십억달러를 투입하고 있어 앤스로픽의 우위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은 앤스로픽의 클라우드 공급사이자 주요 주주인 동시에 생성형 AI 시장의 경쟁사다.
bernard02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