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기업의 과징금 부과 기준이 강화됐지만, 해킹 등 정보통신망 침해범죄의 검거율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9월 11일부터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과 시행령·고시가 시행되고 있다. 개정법은 일반적인 과징금 상한을 전체 매출액의 3%로 유지하면서 중대하거나 반복적인 개인정보 침해행위에 대해서는 최대 10%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특례를 신설했다.
가중 과징금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뒤 3년 이내에 같은 법 조항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반복하거나, 고의·중과실에 따른 위반행위로 1000만명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 등에 적용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미 국내 주요 기업에는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수천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됐다.
개인정보위는 SK텔레콤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과징금 1347억9100만원을, KT에는 539억7900만원을 각각 부과했다. 쿠팡에는 개인정보 유출과 별도의 개인정보 무단 수집 행위를 포함해 총 6246억8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세 기업에 부과된 과징금은 총 8134억에 달한다.
기업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는 가운데 해킹 등 정보통신망 침해범죄는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해킹·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악성코드 유포 등 정보통신망 침해범죄는 2022년 3494건에서 2025년 4765건으로 36.4%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검거 건수는 1265건으로 검거율은 26.5%에 그쳤다. 특히 해외에서 이뤄지는 해킹 범죄는 공격자를 특정하더라도 신병 확보와 증거 수집을 위해 국가 간 수사 공조가 필요해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이버 공격이 고도화하면서 기업의 보안 역량과 수사기관의 대응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정보 보호와 사이버 침해사고 대응 업무가 여러 기관에 분산된 점도 개선 과제로 꼽힌다. 현재 개인정보 보호는 개인정보위, 민간 정보통신망 보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공공기관 보안은 국가정보원 등이 담당하고 있다.
기관별로 업무가 나뉘어 있는 만큼 침해사고 발생 시 신속한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을 위한 협력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AI산업 전문그룹 총괄 변호사는 "기업의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사이버범죄 검거 역량을 높이고 기업의 해킹 방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도 중요하다"며 "개인정보 보호는 기업에 대한 제재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국가 차원의 대응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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