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과 이란 간 평화협상 재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29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에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다소 누그러진 영향이다. 다만 이란이 새로운 평화협상 제안을 거부한 데다 미국의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도 남아 있어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날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 가까이 하락한 배럴당 114.22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1% 넘게 내린 배럴당 101.72달러를 나타냈다.
유가 하락은 미국이 이란과의 평화협상 재개를 위한 접촉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 관계자와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평화협상 재개를 추진하기 위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안보위원회 수장과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도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전쟁을 끝내기 위한 새로운 중재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란 고위 당국자는 해당 제안이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라며 거부했다. 이에 따라 실제 협상 타결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다만 이란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양측이 합의에 도달할 경우 제안된 7일간의 평화 계획이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친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이 추가 공격에 나설 가능성과 미국이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 이후 이란을 상대로 군사행동을 재개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국제유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유가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동시에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터랙티브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보고서에서 "높은 원유 가격이 목표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을 이끄는 가장 큰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에너지를 제외한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에너지 부문에 집중돼 있는 만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공급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지나치게 빠르게 올릴 경우 고용시장이 위축되고 신용시장의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이 조기에 해결된다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빠르게 완화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토레스는 "지정학적 갈등이 조만간 해결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도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WTI 가격이 배럴당 7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경우 연준이 향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는 근거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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