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벼랑 끝에 몰린 KIA가 김도영을 2번 타자로 전진 배치하는 승부수를 꺼냈다. 상대 팀 삼성의 박진만 감독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진만 감독은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4차전을 앞두고 "오늘 라인업을 보고 나도 조금 놀라기는 했다"라고 말했다.
삼성은 1차전에서 패한 뒤 2차전과 3차전을 연이어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 있다. 이날 승리하면 2024년 이후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다.
반면 KIA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이날 패하면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되는 만큼 타순에 변화를 주며 반격을 준비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김도영의 2번 배치다. 앞선 경기에서 3번 타자로 출전했던 김도영을 한 타순 앞당기고, 해럴드 카스트로와 나성범을 각각 3번과 4번에 배치했다. 김도영에게 더 많은 타격 기회를 제공하면서 중심 타선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KIA는 이번 시리즈에서 중심 타선 앞에 주자를 쌓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3차전에서는 테이블세터로 출전한 박재현과 김호령이 7회까지 출루하지 못하면서 김도영을 비롯한 중심 타자들이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았다.
김도영은 3차전에서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타격감을 과시했지만, 앞선 타자들의 출루가 부족해 득점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이범호 KIA 감독은 김도영을 2번으로 올려 공격의 출발점에 배치하는 선택을 했다. 중견수도 김호령 대신 박정우를 선발로 내세웠고, 한준수를 지명타자로 기용하는 등 타선에 변화를 줬다.
삼성으로서는 경계해야 할 변화다. 박 감독은 앞선 경기에서 김도영 앞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가 김도영 앞에 주자를 배치 안 시키고 잘 틀어막았던 것이 좋은 성과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도영은 3차전에서 홈런을 기록했지만 솔로홈런에 그쳤다. 삼성은 김도영의 장타를 완전히 봉쇄하지는 못했어도 앞선 타자들의 출루를 억제하면서 대량 실점 가능성을 줄였다.
그러나 김도영이 2번으로 이동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기존보다 이른 타순에서 김도영을 상대해야 하고, 김도영이 출루하면 뒤이어 카스트로와 나성범이 타석에 들어서는 구조가 됐다. 김도영을 막는 것뿐 아니라 그 뒤에 배치된 중심 타자들과의 승부까지 고려해야 하는 셈이다.
박 감독은 KIA의 변화에 놀라면서도 선수들에게 믿음을 보냈다. 그는 "타순이 변동이 있지만 그런 부분에서 그동안 이길 수 있는 분위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것에 대비해 잘 준비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삼성은 이날 크리스 페덱을 선발로 내세운다. 페덱은 지난 26일 1차전에서 4.2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뒤 사흘 휴식 만에 다시 등판한다. KIA는 제임스 네일을 선발로 내세워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가겠다는 각오다.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진출까지 단 1승을 남긴 삼성과 탈락 위기에서 타순 변화를 선택한 KIA. 김도영의 2번 전진 배치가 승부의 새로운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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